[사설] ICT분야 표준 주도, 4차 산업혁명 성공 기반이다

표준 선점이 주는 혜택은 크다. 특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단편적 장점 외에 융·복합 시대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공존공용의 무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특혜를 누릴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첫 국제 표준이 나온다. IoT 글로벌 표준화 단체인 '오픈 커넥티비티 재단(OCF)'은 IoT 표준 'OCF 1.0'을 이르면 다음달 말 확정한다.

주목할 사실은 세계 가전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CF 이사회 멤버로서 표준화를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OCF 전신인 OIC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했다. 또 OCF와 합병한 표준화 기구 올신얼라이언스는 LG전자가 핵심 임원사다. 즉 이번에 결정되는 IoT 표준이 준용되면 한국 두 기업이 이미 개발해 놓은 상당수 기술과 표준이 그대로 활용되는 셈이다.

OCF에는 전자, 통신, 부품, 네트워크, 자동차 등 세계 350여개사가 참여했다. 글로벌 표준 제정은 제조 국가 및 제조사와 관계없이 IoT 기술 및 제품이 모두 연동되도록 하자는 의미다. 한국 산업계로서는 세계 IoT 산업을 선도할 기회를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든 기기에 IoT를 적용한다. 이미 주요 가전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도 적용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IoT는 서비스,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보안 등 요소 기술이 모두 필요한 대표적 융합산업이다. 그만큼 플레이어도 많고 목소리를 내는 주체도 다양하다. 특히 IoT 표준은 업계 자율의 '디팩토스탠더드(사실상업계표준)'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또 이해관계 상충으로 다른 표준화 단체로 '헤쳐 모여'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 전자·통신 기업들은 지난 10여년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선도, 사실상 표준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 우리 산업역사와 시장규모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으로 여겨온 일들이다. ICT분야 디팩토스탠더드 확보는 그 자체가 4차 산업혁명 성공의 기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