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벨상 거론조차 부끄러운 우리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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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쉰 번째 맞는 과학의 날이다. 반백년 동안 지구상 유례가 없는 발전과 성장을 이룬 힘이 과학기술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이 없었다면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 대열에 섞여서 원조 받는 나라에 머물렀을 것이다.

50년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에는 과학기술인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누리려면 이들의 희생과 노고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축하하고 응원하는 과학의 날에 우리 안에서 슬픈 현실을 마주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정부·민간 포상자와 국가 연구개발(R&D) 책임연구자 1만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가위 충격이다.

과학자들에게 '우리나라 사회와 대중이 의료인 및 법조인에 비해 과학기술인을 더 존중하고 예우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100명 과학자 가운데 8명만 의료인, 법조인에 비해 더 존중받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또 '우리나라 사회와 대중은 과학기술인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15.2%만 그렇다고 답했다. 나머지 84.8% 과학자들은 그렇게 자랑스럽지도 않고, 일부는 열패감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렇듯 우러러보는 것은 고사하고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과학자들의 땅에 떨어진 자존감을 놓고 왜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 오히려 부끄러워진다. 알프레드 노벨이 살아 있다면 아무리 뛰어난 과학연구 성취가 나오더라도 주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이웃나라 일본은 매년 명예로운 직업 순위에서 과학자와 교사가 1위에 뽑힌다. 미국에선 군인, 경찰, 소방관과 함께 존중받는 직업 상위권에 과학자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니 노벨상 수상자가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이다.

과학의 날. 노벨상 수상 얘기는 좀 접어놓더라도 우리 이 슬픈 자화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사회의 고민과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설]노벨상 거론조차 부끄러운 우리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