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이 염색하는 친환경 컬러산업이 뜬다

'3D 업종'으로 여겨지는 염색 산업이 정보기술(IT)을 만나 첨단 친환경 컬러 산업으로 탈바꿈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염색 산업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는 오는 2021년까지 5년 동안 국비와 시비 및 민간자금을 포함해 총 550억원을 투자해 비산염색공단에 컬러산업통합지원센터를 구축, 물 없이 염색할 수 있는 첨단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물 없는 컬러 산업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물없이 염색하는 디지털 날염 장비.
물없이 염색하는 디지털 날염 장비.
물없이 염색하는 초임계 유체 염색 관련 장비
물없이 염색하는 초임계 유체 염색 관련 장비

물 없이 염색하는 기술은 염료나 안료를 물에 섞지 않고 첨단 장비를 이용, 섬유에 직접 흡착시키는 방법이다. 초임계 유체 염색 및 디지털 날염(DTP) 기술이 대표적이다.

기존 염색 산업은 염료나 안료를 물에 섞어 섬유에 배어들게 하는 방식이었다. 남는 폐수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불러왔다.

친환경 컬러 산업 육성은 초임계 유체 염색 및 DTP 관련 원천 기술 개발부터 시작한다. 초임계 유체 염색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초임계 유체 상태로 만들어 물 대신 사용하는 청정 건식 염색 기술이다. 이번 지원 사업에서는 200㎏급 초임계 유체 염색 상용화 설비와 염료 및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DTP는 디자인부터 출력까지 전체 공정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공정을 단축해 다품종 소량 생산도 가능하게 해 준다. DTP 설비 핵심 부품인 헤드 국산화 및 스마트 공장에 적용할 수 있는 고속 고해상도 설비와 잉크·공정 기술 개발이 목표다.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 개념도
물없는 컬러산업 육성사업 개념도

대구시는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비산염색단지 내 다이텍연구원 부지에 연구개발(R&D) 및 기업 지원을 전담할 컬러 산업 통합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센터에는 30여종의 R&D 및 기업 지원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물 없이 염색할 수 있는 컬러 산업이 안착되면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투자한 사회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는 이번 물 없는 컬러 산업 육성으로 특허 150건, 생산 유발 효과 2750억원, 폐수 80% 감소, 에너지 소비 50%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물 없는 컬러 산업을 육성하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섬유 염색 산업을 다시 첨단 제조 산업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면서 “산업 환경 개선 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