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에만 표적 작용하는 나노시트 개발…광역동치료 효율↑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광역동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 세포만을 표적 치료,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민달희 서울대 교수팀은 암세포만 표적 치료하는 기능성 2차원 나노시트-광감작제 복합시트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광감작제는 특정 파장 빛에 감응해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화학 물질이다. 최근 암 치료의 대안으로 부상한 광역동 치료에 필요하다.

광역동 치료는 항암제나 방사선 등 기존 치료법과 달리 무해한 빛을 이용한다. 광감작제가 특정 파장 빛을 흡수해 활성산소를 발생, 주변 암조직을 파괴하는 원리다. 국소 치료가 가능해 정상 세포 손상을 줄인다.

핵심 물질인 광감작제는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몸 속에 들어간 광감작제가 정상 조직에 남는 것도 문제다. 햇볕을 쬐면 광감작제가 활성산소를 만들어 피부를 손상시킨다. 광감작제 난용성을 극복하고, 최소 투여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됐다.

전신 투여한 광감작제-나노시트 복합체가 종양 특이적으로 축적된 모습(왼쪽). 조직병리 검사를 통해 선택적 암세포 사멸을 확인한 장면(가운데). 광감작제-나노시트 복합체를 투여해 준 생쥐에서 종양 성장이 억제된 그래프(오른쪽).
전신 투여한 광감작제-나노시트 복합체가 종양 특이적으로 축적된 모습(왼쪽). 조직병리 검사를 통해 선택적 암세포 사멸을 확인한 장면(가운데). 광감작제-나노시트 복합체를 투여해 준 생쥐에서 종양 성장이 억제된 그래프(오른쪽).

연구팀은 혈액에서는 안정적이고 암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나노시트를 개발했다. 나노시트에 광감작제를 적재한 뒤 체내 투여하면 혈액 속에서는 분해되지 않는다. 그러다 암세포 속에 들어가면 분해되면서 광감작제를 방출한다.

연구팀은 복합시트 적용 효과를 동물(생쥐) 실험에서 입증했다. 기존의 10% 광감작제만 혈관 투여해도 뛰어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복합체는 항암 작용 후 체내에서 완전 분해되기 때문에 독성이 적다.

민달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
민달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

민달희 교수는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표적 치료하는 생체적합성 2차원 나노시트를 개발했다”면서 “폐암, 식도암, 자궁경부암 등 다양한 난치성 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집단연구)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