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시대,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자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디지털이 교육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사회 발현이 핵심이다. 디지털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분야가 교육이다. 우리 사회는 2~3세 어린이도 스마트폰 문화를 즐기는 디지털 세상이다. 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에서 교육 일선에서의 에듀테크(Education+Technology)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 보고서에서는 21세기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한 16가지 스킬을 기초 학문, 역량, 성격 특성이라는 3개의 큰 항목으로 분류했다. 그 가운데 10가지가 디지털 기반의 사회 정서 학습과 깊게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통의 교실 수업 방식은 토론 기반의 학생 중심 수업 방식인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은 교과서와 체험학습 기반의 시청각 교육이 갖는 물리·금전적 한계를 일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VR 현장학습 시범 프로그램인 '익스피디션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수업 시간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교육을 산업 관점에서 보는 것을 터부시한다. 반면에 선진국은 미래 시각에서 디지털 교육을 하나의 중요한 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프리카조차 40~50년 후 발전된 미래를 위해 교육 중심으로 '어젠다 2063' 미래 전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 산업은 전 세계가 중요시하는 미래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디지털 교육 혁명 바람은 이미 거세게 불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모바일 등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을 교육 현장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첨단 기능 인프라나 디바이스가 더욱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와 플랫폼이다. 아무리 첨단 인프라나 디바이스를 갖춘다 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나 서비스 플랫폼이 없다면 인프라와 디바이스는 무용지물이다. 전 세계가 양질의 디지털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우리 교육 기업도 세계 흐름에 맞춰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초등교사 90% 이상이 수업 자료로 활용하는 시공미디어 디지털 교육서비스 플랫폼 '아이스크림 S'는 세계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우리 에듀테크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다.

우리가 에듀테크 산업을 주도하려면 중장기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 아날로그 중심 교육 환경을 디지털 기반 생태계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국은 교육 현장 생태계를 바꾸고 교육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2016년에 9억파운드를 학교 현장에 투입했다. 학교와 교사 중심 기술 기반의 디지털 교육 환경을 조성했으며, '공개데이터연구소'를 설립해 학교 차원에서 공개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수집, 기업에 제공했다. 여기서 공개된 학습 데이터를 이용, 기업은 빅데이터나 학습 분석 등 새로운 에듀테크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우리도 에듀테크 산업 육성 및 글로벌화를 위해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을 서비스 산업으로 보는 것을 터부시하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미래의 역량은 지식 서비스 산업에서 비롯하며, 그 근간은 에듀테크 산업이 될 수 있다. 정부는 2018년도 초·중등 디지털교과서 도입계획을 세워 이를 기업과 협력, 개발해야 한다. 콘텐츠 유통을 위한 오픈 마켓 플랫폼 구축은 에듀테크 산업 육성의 중대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에듀테크포럼 공동위원장 dhkwak@sigong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