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IT, 기계·車부품의 새 승부처

제조기업이 스포츠 IT 기업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스포츠 정보통신(IT)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4일 대구테크노파크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센터장 이재훈)에 따르면 2015년부터 전략 제품 및 시제품화 지원 사업에 참여한 24개 제조기업이 스포츠 IT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 기계, 자동차 부품에 주력하다 스포츠 IT 사업에 뛰어든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매출과 고용이 2015년에 비해 각각 6%와 12% 성장했다. 센터 분석 결과 스포츠 IT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로 업종을 확장하거나 전환한 기업과 비교해 매출과 고용 성과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시설물제조기업 이공이비피엠이 개발한 스마트 밸런스-바디웨이트 트레이닝 운동기구 버프업.
시설물제조기업 이공이비피엠이 개발한 스마트 밸런스-바디웨이트 트레이닝 운동기구 버프업.

전략 제품 및 시제품화 지원 사업은 '지역융·복합 스포츠 산업 거점 육성 사업' 일환이다. 상품 기획부터 시장 진출 단계까지 수요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전략 제품은 기업당 최대 8000만원, 시제품 제작은 기업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시설물 제조업체인 오성이엔씨는 최근 스포츠 IT 기업으로 변신했다. 시설물 제조 사업이 중국 저가 제품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결과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사명을 이공이비피엠(202BPM)으로 바꾸고, 스마트 밸런스-보디웨이트 트레이닝 운동기구인 '버프업(BUFF UP)'을 개발해 미국 피트니스 센터 및 스포츠 용품 전문 마트와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는 이달 완제품을 출시한다.

자동차 카시트 제조기업 지유엠아이씨가 개발한 캠핑용 휴대 온열매트
자동차 카시트 제조기업 지유엠아이씨가 개발한 캠핑용 휴대 온열매트

자동차 카시트 업체인 지유엠아이씨는 지난해 탄소섬유 기술을 적용한 휴대용 온열매트를 개발, 지난해 8월 홍콩 호리트레이딩과 2380만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중국 캠핑용품 기업과 캠핑용 탄소섬유 발열체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커피업체인 엔젤테크는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앱) 연동 발끝치기 운동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플라스틱 부품 기업 경동하이테크는 스키 및 스케이트 알루미늄 대체용 복합소재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디자인 전문기업 씨엔디는 미세먼지 필터링이 가능한 필터 교체형 기능성 페이스웨어, 안경제조 전문기업 세컨드라운드는 스포츠고글 개발이 한창이다.

이재훈 대구TP 스포츠융복합산업지원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스포츠 IT 분야는 기존 산업과 융·복합이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지는 분야로, 사업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