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 차기 정부에게 바라는 창업 생태계 성장 정책

[SBA 칼럼] 4차 산업혁명시대, 차기 정부에게 바라는 창업 생태계 성장 정책

신중경 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탄핵이 인용되었고,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다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벤처 정책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로 표방되었던 창업 활성화 정책은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다수의 유망 창업자들을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해본다. 이제부터는 온기가 돌기 시작한 창업 생태계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혜가 모여,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나타나면서,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창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향상된 창업정책이 요구된다. 현장에서 느끼는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우선 3가지 분야에서 정책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창업이 활성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많은 청년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창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재기가 불가능한 사회구조에 기인한다고 본다. 대표적인 요소는 대표이사 연대보증과 신용불량자 등록에 대한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창업 5년 이내 기업에게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했다. 문제는 혁신형 기업의 창업자들은 5년 이내에는 파산하거나 실패하지 않고, 5년이 경과되면서 사업의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들이 많다. 현재의 금융당국 정책대로면 정작 사업이 어려워질 무렵에 대표이사는 연대보증을 서게 되어, 전혀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실패한 창업자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로 등록된다. 재기를 해서 자신이 지고 있는 부채를 상환하려면 다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신용불량자로 등록됨으로 인해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재기가 불가능한 사회구조의 핵심이 이 두 가지 제도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대표이사 연대보증 전면 철폐와 신용불량자 등록제도의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

다음으로 창업 실패의 경험을 자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많은 기업들이 창업되면서, 이제 실패 기업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창업 실패자들을 비난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왜 실패했고, 실패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에는 소홀해 왔다. 미국에서는 Failcon이라고 실패한 창업자들이 자신의 실패과정을 공유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컨퍼런스를 매년 성황리에 개최하고 있다. 우리도 ‘창업 오뚜기 센터’를 건립해서 창업 실패의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창업교육 및 창업지원 정책에 활용하는 실패 경험의 자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이유로 창업 기업이 실패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다.

두 번째로 창업지원 정책의 거버넌스를 재정립해야 한다. 창업 활성화가 국정 기조가 되면서, 대부분의 정부 부처에서는 창업관련 정책들을 운영하고 있다. 부처별 특성에 따라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문제는 정책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중복성이 높아짐으로 인해 효율성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중기청, 미래부의 창조경제기획단, 문광부의 창업관련 부서 등 정부 각 부처의 창업관련 정책 담당부서들을 통합해 혁신성장부를 설립하고, 여기서 창업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체제를 제안해 본다. 신설될 혁신성장부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함으로써, 유사 정책으로 인한 비효율 최소화, 전문성 제고, 정책간 조율로 효과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혁신성장부와 미래부의 협력을 통해 미래 창업 생태계의 씨앗이 될 우수한 기술창업 인재들을 양성한다면, 미래지향적인 창업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창업 생태계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창업 생태계는 글로벌화를 외치면서도, 내수지향적이고 폐쇄성이 높다. 창업 지원정책은 국가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유망 창업자들을 초빙하여, 자신의 국가에서 창업하도록 지원하는 정책들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창업지원 정책은 아직도 내국인 창업만을 고집하는 점이 아쉽다. 그러다보니 해외의 엔젤투자자 및 창업자들과 연계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 국가주의적 성향보다는 상생하는 구조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해야 한다. 창업지원 정책의 글로벌 마인드 구축이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