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알고리즘 강자...은행은 파운트, 증권사는 쿼터백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과 제휴한 로보어드바이저(RA) 전문업체의 알고리즘 수익률이 금융사 자체 알고리즘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거뒀다.

은행 제휴 알고리즘에서는 파운트, 증권사 제휴 알고리즘에서는 SK증권과 제휴한 쿼터백자산운용이 각각 압도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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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자신문이 금융위원회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알고리즘 6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파운트, 쿼터백자산운용 등 전문 RA업체 수익률이 다른 금융회사 알고리즘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은행 제휴 알고리즘 가운데에는 파운트 성과가 가장 좋았다. IBK기업은행과 제휴한 'IBK-파운트 일임형 ISA'는 국내 안정 추구형과 위험 중립형 알고리즘에서 각각 1.54%, 3.58% 수익률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안정 추구형에서는 IBK기업은행과 파운트의 뒤를 이어 신한은행과 디셈버앤컴퍼니의 '신한-디셈버 ISAAC펀드(0.84%)', KB은행과 쿼터백자산운용의 'KB 쿼터백 Robo 1호(0.61%)' 알고리즘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위험 중립형에서는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파운트와 제휴한 알고리즘이 각각 1~3위를 독식했다.

NH농협은행 자체 알고리즘은 안정 추구형에서 유일하게 손실이 났다. 반면 적극 투자형 알고리즘에서는 4.17%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사 제휴 알고리즘은 쿼터백자산운용이 1위를 독식했다. SK증권과 쿼터백자산운용이 제휴한 'SK-쿼터백 ROBO 1호'는 국내 안정 추구형(2.44%), 위험 중립형(3.44%), 적극 투자형(6.5~7.12%) 등 모든 영역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에 증권사 자체 알고리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한화투자증권의 '스마트 로보Q' 알고리즘은 안정 추구형과 위험 중립형 2개 알고리즘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키움 글로벌 자산배분형 RA'도 안정 추구형 알고리즘에서 손실이 났다. 그나마 대신증권 '대신로보밸런스' 알고리즘이 모든 영역에서 2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살렸다.

업계에서는 전문 RA업체 알고리즘이 은행이나 증권사 자체 알고리즘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둔 이유를 전문성에서 찾고 있다. 한 RA업체 관계자는 “인력 수십명을 동원해 머신러닝(기계학습)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RA업체와 달리 은행이나 증권사 알고리즘은 기존의 자산 배분 모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하나은행도 전문 RA업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와 제휴해 2차 테스트베드에 참여를 신청했다. 하나은행은 1차 테스트베드에 자체 알고리즘 강화를 위해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에 앞서 우수 RA 업체들로부터 알고리즘 제안을 받아 제휴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추후 2차 테스트베드 결과에 따라 기존 알고리즘과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뒤늦은 테스트베드 참여도 기존 알고리즘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코스콤 측은 “2차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증권사 대부분은 1차 테스트베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서 재도전한 업체들”이라면서 “세부 참가 명단은 최종 심사를 거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제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6개월 누적 수익률 현황 (단위:%), 자료: 코스콤>


금융회사 제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6개월 누적 수익률 현황 (단위:%), 자료: 코스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