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4차 산업혁명으로 활로 찾자]마이크로그리드로 에너지신산업 패키지 수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4일 하워드 뱀지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과 프랭크 리즈버먼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사무총장을 만났다. 두 국제기구가 한국에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에너지신산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에너지자립섬 등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이 개발도상국 녹색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에너지신산업의 최종 목표와 같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단위 산업의 국내 실증을 통해 기술을 쌓은 후 이를 마이크로그리드라는 비즈니스로 통합해 패키지 형태로 수출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마이크로그리드 하나의 수출이지만 그 안에는 태양광·풍력, 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기차, 지능형계량기(AMI) 등 수많은 유관 산업의 동반 수출이 가능하다.

GCF는 세계 주요 선진국이 기금을 모아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지원을 돕는 기구다. GGGI는 개도국이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할 때 필요한 개발계획과 필요기술 로드맵 등을 수립해 주는 곳이다. 그만큼 주 장관과 뱀지, 리즈버먼 사무총장의 만남은 의미가 있다.

필리핀 코브라도섬 태양광발전소.
필리핀 코브라도섬 태양광발전소.

마이크로그리드는 신기후체제 이후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전력 수급 트렌드가 대형 발전소에서도 소규모 발전과 분산전원으로 전환하는 것과 궤를 함께한다. 자본금 문제로 대규모 송배전망과 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개도국 입장에서는 마을단위 에너지 자급모델이 더 매력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친환경에너지타운·에너지자립섬 등 국내 실증사업 이외에도 국제기구와 함께 해외에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협력해 필리핀 코브라도 섬에 태양광(30㎾), ESS(175㎾h), 디젤발전기(15㎾, 보조) 등으로 구성된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완성했다.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코브라도 섬에 24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해졌다.

산업부는 마이크로그리드 수출을 위해 해외 진출 경험이 많은 공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민간기업, 자금력이 있는 금융기관이 함께하는 '팀 코리아'를 구성했다. 공기업이 석탄화력 등 기존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해외로 진출할 때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 연계 수출을 모색한다.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ESS, EMS, 계통운영 및 유지보수·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하나로 합친 패키지 형태 수출모델을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