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 파운드리 공장은 수요 증가로 활황세를 맞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사업부 분사와 관련된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200㎜ 반도체 생산공장 가동률은 88%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300㎜ 공장 투자가 본격 시작된 2000년대 초반 이래 최고 수치다. 보통 5~7%의 생산 용량은 테스트 용도로 쓴다. 이에 따라서 가동률이 90% 안팎이라면 완전한 '풀가동' 체제를 의미한다. 업계에선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200㎜ 공장 가동률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뎀 등 설계의 복잡성이 높고 면적이 넓은 칩은 일반적으로 300㎜ 공장에서 생산된다. 반면에 면적이 좁은 칩은 200㎜ 공장을 활용한다. 주력 공정은 100나노와 200나노 사이다. 최근 200㎜ 파운드리 업계의 활황은 사물인터넷(IoT) 바람을 타고 설계 면적이 좁은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아날로그반도체, 센서 생산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문인식센서 집적회로(IC) 생산 수요가 많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지문 인식 기술이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지문 인식은 과거에는 없던 기술”이라면서 “중국 업체도 지문 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집어넣으면서 지문 인식 IC 업체의 판매 매출액만 조 단위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지문 인식 IC 생산 수요가 늘면서 200㎜ 공장 가동률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주요 업체의 실적이 이 같은 상황을 증명한다. 200㎜ 파운드리 서비스가 주력 사업인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7731억원, 영업이익 1724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파운드리 시황 호조로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애플과 퀄컴 등 몇몇 대형 고객사를 대상으로 초고집적 300㎜ 파운드리 서비스에 집중한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200㎜ 파운드리 서비스 고객사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정 부문 성과도 봤다. 신규 팹리스 고객사의 확보로 최근 가동률이 7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전문가는 “생산 시설을 갖춘 전문 반도체 회사도 이른바 '팹라이트' 전략으로 파운드리 활용을 늘리고 있다”면서 “파운드리 분야는 전반적으로 우호적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재무, 기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성장 잠재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