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한국 게임, 일본을 홀리다...비결은?

우리나라 인디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에 일본 게이머가 매료되고 있다. 주인공은 '어비스리움'과 '빅헌터'. 어비스리움은 2016년 한국과 일본 구글스토어 '올해의 인디게임'에 선정됐다. 빅헌터는 올해 일본 앱스토어 무료게임 2위를 기록했다. 소규모 개발팀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올렸다. 성공 비결은 트위터를 활용한 바이럴이 핵심이다.

이경훈 씨는 26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개발자회의(NDC) 강연에서 “색깔이 강한 인디게임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하면 일본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씨는 코에이, CJ E&M, 데브시스터즈 등 한국과 일본을 두루 거친 유명 게임 기획자다. 최근 일본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한국게임 출시를 돕고 있다. 한국 인디게임 '어비스리움' '빅헌터' 출시에도 관여했다.

그는 일본시장 공략 핵심으로 △해당 게임만 가진 특징 △게임 내 바이럴 요소 △일본 반응 사전 조사를 꼽았다. 게임 안에 △트위터 공유 기능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유도 장치를 꼭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훈 씨가 26일 NDC 강연에서 어비스리움, 빅헌터 등 한국 인디게임 일본 진출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경훈 씨가 26일 NDC 강연에서 어비스리움, 빅헌터 등 한국 인디게임 일본 진출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씨는 어비스리움 일본 성공 배경으로 '바이럴 최적화'를 꼽았다. 수족관을 운영하는 게임인 만큼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유명 게임과 콜라보로 트위터에서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일본은 아직 트위터 영향력이 크다”면서 “게임 안팎에서 트위터로 연결되는 이벤트 참여를 유도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일본 이용자 성향을 고려해 세심하고 감동을 주는 운영도 게임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용자 피드백에 즉각 반응해 호감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빅헌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동안 일본에서 반응이 없던 게임이다. 원시부족이 맘모스 등을 사냥하는 게임이다. 빅헌터 일본 서비스를 맡은 이 씨는 “일본어로 현지화도 안 됐고, 세계관이나 용어가 일본 이용자들에게 맞지 않았다”면서 “동물에 창을 던지는 것은 일본인에게 동물 학대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빅헌터 개발진과 이 씨는 언어 현지화를 하는 동시에 세계관을 바꿨다. 일부 캐릭터를 아버지로 바꿔 사냥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당위성을 줬다.

당시 3만이 넘었던 어비스리움 트위터 공식계정을 활용해 리트윗을 했다. 인디게임사라는 공감대가 타사 게임까지 홍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일본어로 서비스를 시작하자 애플 앱스토어에 추천됐다. 이용자가 거의 없던 일본 시장에서 35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씨는 “일본은 1인 혹은 2~3인 규모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도전하기 좋은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구글플레이 위주 한국 시장에 비해 애플 앱스토어 시장도 큰데다 작은 게임 호감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은 운이지만 실패는 릴리스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미 결정된다”면서 “일본 진출 성공 사례를 살펴 불안요소를 제거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어비스리움
어비스리움
빅헌터
빅헌터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