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해시태그=#라그나로크R]장점은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는 2001년 출시된 온라인 게임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류게임 1세대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기반으로 미국 나스닥 에 상장했다.

'라그나로크R'은 라그나로크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을 껍데기에 라그나로크 세계관과 캐릭터를 넣어 모바일로 옮겼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캐릭터를 성장시켜 펫을 모으는 게임이다.

라그나로크R
라그나로크R

라그나로크R의 약점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최근 1~2년간 급격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모바일에서 콘솔 수준 그래픽을 구현하는 게임이 나왔다.

온라인게임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시대다. 2010년 이후 모바일업계 트렌드로 굳어진 수집형 RPG는 신선하지 않다.

라그나로크R의 장점은 라그나로크라는 것이다. 원작 온라인게임을 해본 이들이라면 향수를 느낄 만하다. 원작이 가진 동화풍 감성을 그대로 살렸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는 부드럽고 귀여운 그래픽이 특징이었다. 여성이용자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모바일게임에 등장하는 원화나 캐릭터는 15년 전 라그나로크가 환생한 것 같다.

수집형 RPG는 식상하지만 라그나로크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라그나로크는 마비노기와 함께 게임 내 커플 비중이 꽤 높은 게임이었다. 게임 안에서 만나 결혼한 사례도 종종 나왔다.

추억을 가진 이용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전투부분을 제외하면 게임하면 할수록 원작 형기가 짙게 난다. TV광고 모델로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았던 1세대 아이돌 '강타'를 기용했다. 이쯤되면 이 게임이 노리는 지점이 어딘지 분명해진다.

[이주의 해시태그=#라그나로크R]장점은 '라그나로크'
[이주의 해시태그=#라그나로크R]장점은 '라그나로크'
[이주의 해시태그=#라그나로크R]장점은 '라그나로크'

이런 효과는 이미 증명됐다. 이 게임은 한국 서비스에 앞서 중국과 대만에서 '라그나로크: 부흥'으로 정식 출시 됐다.

대만 론칭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7위, 애플 앱스토어 4위를 기록했다. 태국 정식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 7위를 기록하며 20위권 안에 안착했다. 라그나로크에 반응하는 이용자가 아직 많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라그나로크R 롱런 여부는 게임 완성도로 결정된다. 모바일 수집형RPG 장르는 이미 게임제작 문법이 정립된 상황이다. 라그나로크R는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게임이다.

일단 사람들이 게임을 다운로드하게 만드는 데까지 성공했다. 출시 2주 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매출 8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라비티는 앞으로 이용자가 팀을 이뤄 이용자대AI(PvE) 전투가 가능한 '세력전'과 같은 신규 콘텐츠를 추가할 방침이다. 추억을 꺼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부활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한줄평: 응답하라 2001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