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1조2000억원 투자 인도 공장 세운다...해외생산비중 55%→58%이상 늘어

기아차가 2020년이면 글로벌 시장 3위로 등극할 인도시장에 현지 공장을 세운다.

기아자동차는 현지시간 2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지역에 공장 건설을 최종 확정하고 인도 현지에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1조2000억원 투자 인도 공장 세운다...해외생산비중 55%→58%이상 늘어

기아차는 약 1조2400억원(11억달러)을 투자해 216만㎡(65.5만평)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 완성차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19년 말 완공 예정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아난타푸르 지역에 들어설 기아차 공장은 올 4분기 착공 예정으로 연산 30만대가 풀 생산되는 시점은 2021년이 될 것”이라며 “공장이 완공되면 국내 159만대, 해외 226만대 등 총 385만대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해외생산 비중이 기존 약 55%에서 58% 이상 늘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차종은 현지 전략형 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SUV) 등이 내부 검토 중이다.

인도 경제 상황과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 성장 전망,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리한 투자 환경 등을 두루 고려했다. 인도는 신흥 고성장 시장임에도 60%로 높은 수입 완성차 관세율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에 현지 공장으로 대응 카드를 뽑은 것이다.

인도 시장은 지난해 기준 생산 417만대, 판매 337만대로 세계 5위 자동차 신흥 대국이다. 최근 브렉시트,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도 지난해 중국·미국·일본 등 대비 가장 높은 7% 이상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에 버금가는 13억명 인구에다 자동차 보급률은 1000명당 32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인도는 자동차 시장 2020년 내수 483만대로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혼다·르노-닛산·토요타·포드·GM 등 글로벌 주요 업체 대부분은 인도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보, 최근 투자 확대 등 현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는 아난타푸르 지역은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북서쪽으로 390㎞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 20여년 간 현대차가 축적해온 시장 경험과 노하우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망·물류 시스템 등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시장에 진출해 65만대 규모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도 내수판매 2위로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 프레스, 크레인, 운반·도장 설비, 로봇 등 대부분 자동차 생산 설비는 국내에서 들여온다. 우수한 한국 생산 설비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 제고는 물론이고, 국내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가 예상된다.

한편, 글로벌 주요 업체들 해외 생산 비중은 혼다 84%, GM 76%, 폭스바겐 74%, 도요타 62% 등 평균 약 74%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