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고객 42% 은행 업무시간 뒤 가입... 금융권 '메기' 역할 충실했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금융 시장 전반에 '메기'가 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은 금리를 조정하고 각종 핀테크 기술 도입하는 등 고객이탈 방지에 서둘러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케이뱅크 출범이 당초 기대한 대로 금융권 전반에 고객이탈 방지, 중금리 대출 시장점유 등을 위한 폭넓은 경쟁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6월말 목표인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2단계 추가인가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고객 추이와 고객 구성(자료:금융위)
케이뱅크 고객 추이와 고객 구성(자료:금융위)

케이뱅크는 은행권 전체가 지난해 1년 동안 개설한 비대면 계좌 15만5000건을 서비스 시작 8일 만에 넘어섰다. 26일 기준 총 24만명이 가입했다. 젊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 고객이 69.9%를 차지했다. 고객 5명 중 2명은 은행 업무 시간 외인 오후6시부터 다음날 9시 사이에 가입했다.

특판 정기예금 출시와 빠른 고객 유입에 힘입어 수신 규모는 2848억원(26만건)으로 급증했다. 출범 24일 만에 올해 수신 목표(5000억원)의 50%를 초과했다. 여신은 1865억원으로 예대율은 약 65.5%다. 시중은행·저축은행 중금리 대출과 비교 시 평균금리는 가장 낮고 대출금액은 중간 수준이다.

케이뱅크 시간대별 고객 유입 비율과 서비스 이용 시간대(자료:금융위)
케이뱅크 시간대별 고객 유입 비율과 서비스 이용 시간대(자료:금융위)

케이뱅크 돌풍에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증권사, 개인 간(P2P) 금융 업계 등 금융시장 전반에 경쟁이 촉진됐다.

은행권은 가격 경쟁과 조직·채널 정비, 핀테크 역량 강화 등 대응에 돌입했다. 저축은행·P2P 업계는 중금리 대출 시장 점유, 증권사는 비대면거래 활성화에서 속도를 냈다.

케이뱅크가 기존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자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연 2%대 특판 예·적금 판매가 시작됐다. 일부 은행은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일부 하향 조정했다.

케이뱅크 여신 구성과 중금리 대출 비교(자료:금융위)
케이뱅크 여신 구성과 중금리 대출 비교(자료:금융위)

비용 부담이 커지는 점포는 줄이고 모바일 전용 가입상품에 다양한 부가혜택을 부여하는 등 비대면 채널도 강화했다.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대표 모바일 채널에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고 수수료 할인 등으로 집중 홍보를 추진했다. 인공지능 기반 고객센터, 음성인식 뱅킹 등 핀테크 도입 기술에도 불이 붙었다.

제2금융권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 바짝 긴장했다. 저축은행은 주력 시장인 중금리 대출에서 고객층이 겹치자 대출 금리를 낮추고 편의성을 높였다. P2P업계는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최저금리보상제'까지 확대·시행했다.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업무범위 확대 등에 따라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법률 개정 등 제도적 정비가 완료되면 시장상황에 맞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인가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6월말 카카오뱅크 출범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창의적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을 주도하도록 국회와 협의해 관련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출범으로 인한 금융권 대응>


케이뱅크 출범으로 인한 금융권 대응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