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개발 고화질 DMB 베트남 진출... 해외 수출 길 열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의 고화질 DMB 기술이 베트남 진출에 성공했다.

ETRI는 기술 출자 기업인 디엠브로, 베트남 SDTV와 함께 DMB 해외 기술사업화를 추진해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다낭, 칸토 네 개 도시에서 방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호치민시를 대상으로 8개 채널 서비스를 시작한다.

ETRI 연구원들이 핸드폰으로 DMB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ETRI 연구원들이 핸드폰으로 DMB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DMB는 '내 손안의 TV'로 불리는 이동통신 기반 영상 서비스다. ETRI가 2003년 처음으로 개발해 국제 표준을 확립했다.

ETRI는 이후 DMB 기술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나라마다 통신 규격·환경이 달라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보편화 된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화질이 나쁘다는 것도 원인이 됐다. 베트남에서도 2010년 시범 서비스를 시도한 이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TRI는 DMB 서비스에 HD급 고화질(1280x780)을 적용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다. 베트남의 경우 3세대(3G) 이동통신 환경이 좋지 않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는 점도 경쟁력 확보 요인이 됐다. DMB는 VHF(30~300㎒의 무선 주파수 범위) 주파수를 활용한다.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자체 제작 방송, 한류 콘텐츠, 홈쇼핑 채널 등이 제공된다. 월 수신 요금은 3~4달러가 될 전망이다. ETRI는 전용 단말기에 유료서비스용 소프트웨어(CAS)를 지원해 로얄티를 받는다. 금액은 단말기 당 0.5달러다.

ETRI는 이번 성과가 전 세계에 고화질 DMB 서비스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HD급 화질을 기반으로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하면 서비스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앞으로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권 방송 통신분야 기술사업화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배문식 사업화부문장은 “베트남의 이동통신 환경에서 DMB 기술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계산으로 해외 기술사업화를 추진했다”면서 “연구원 기술출자 기업을 지속적으로 도와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