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흡입 15분만에 주요 장기로 확산..3개월 잔류한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광화문 광장.<사진=한국한국공단>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 광화문 광장.<사진=한국한국공단>

미세먼지가 폐뿐만 아니라 심장질환까지 유발하는 과정이 규명됐다. 체내 들어오면 15분 만에 주요 장기로 퍼지고 3개월이나 잔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과 네덜란드 국립보건환경연구원 등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금을 이용해 이런 사실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에는 탄소와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들어 있다.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역학적 조사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심장질환까지 유발하는지는생체 의학적 규명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금을 미세먼지와 같은 나노(10억분의 1m) 크기 분자로 만들어 호흡기로 들이마시게 한 뒤 혈액·소변 검사를 했다. 특수 영상장치로 체내 이동 상황을 살펴봤다. 이어 건강한 자원자 14명과 수술환자 12명 등 사람 26명에게도 같은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호흡기로 흡입된 금 나노분자가 기관지와 폐를 거쳐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관찰됐다. 호흡한 지 불과 15분 만에 소변과 혈액에서 금 나노분자가 검출됐고 24시간 동안 최고로 치솟았다. 3개월까지 체내에 잔류했다. 특히 나노 분자들이 목 동맥에 쌓인 플라크를 비롯해 혈관 염증이 있는 부위에 많이 축적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속 나노분자가 폐를 거쳐 혈류를 타고 떠돌다가 심혈관계 취약한 부위에 축적돼 심근경색 등을 일으켜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나노'에 실렸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