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5G 에벌루션' 발표···美 통신업계 논란

AT&T가 새로운 통신 브랜드로 '5세대 에벌루션(5G Evolution)'을 출시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5G 표준기술과 무관하게 롱텀에벌루션(LTE) 속도를 높인 것이어서, 미국 통신업계에 '가짜' 논쟁이 발생했다.

AT&T, '5G 에벌루션' 발표···美 통신업계 논란

AT&T는 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20개 대도시에서 일반 LTE 대비 최대 2배 빠른 '5G 에벌루션'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한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5G 에벌루션은 갤럭시S8과 갤럭시S8+ 단말기를 통해 구현된다. 주파수 전송효율을 극대화한 256쾀(QAM)과 4x4 다중안테나(MIMO)를 적용해 속도를 높인다.

AT&T가 LTE 진화기술에 5G 명칭을 사용하자, 경쟁사와 언론은 한마디로 '사기'라는 반응이다. 일반화된 기술을 두고, 소비자 혼동을 초래하는 명칭을 사용해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미국 IT매체 버지는 “이미 경쟁사가 몇 달 전에 상용화한 기술을 마치 혁신기술인 것처럼 선보였다”고 꼬집었다. 국내 이통사는 지난해 초 256쾀을 상용화했고, 4×4 MIMO 역시 갤럭시S8을 출시하며 상용화했다.

버지는 AT&T의 이같은 행태가 처음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AT&T는 2010년에도 3G에서 진화한 HSPA+ 기술을 사용하면서 서비스명에 '4G'라고 표현해 논란을 겪었다.

이에 대해 AT&T는 “2018년 5G 표준 완성을 앞두고 5G 로의 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에서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AT&T의 5G 명칭 사용은 미국시장에서도 5G 선점 경쟁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상용화에 앞서 '퀀텀'이라는 5G 전용 브랜드를 먼저 선보일 정도로 5G를 선점하려는 이통사 경쟁은 치열하다.

미국 정부는 AT&T의 5G 명칭사용과 관련해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제재 등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