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가 전년 대비 늘어난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미무역흑자 폭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흑자를 많이 내는 국가들을 상대로 수입제한이나 징벌적 관세 부과 등의 엄포를 놓으면서,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는 1772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1652억 달러)에 비해 7.3%(120억 달러)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19억97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4.6% 줄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8% 늘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174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한 결과다.
우리나라 대미무역흑자 감소폭은 상위 10개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동안 주요 교역국 중 한국과 독일, 인도, 이탈리아, 베트남 등은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으며,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은 오히려 늘었다.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는 같은 기간에 5.7%, 인도는 11.8%, 이탈리아는 7.0%, 베트남은 0.8% 각각 감소했다. 중국은 1.2%, 일본은 2.7%, 아일랜드는 44.1% 등으로 대미무역흑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무역흑자 순위는 6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중국(788억5000만 달러)과 일본(173억8000만 달러)은 그대로 1, 2위를 지켰지만 상위 10개국 대부분의 나라 순위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국가안보에 타격을 주는지 특별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