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평택 공장 첫 가동…장비 재료 협력사 큰 호재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대는 협력업체 A사는 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B사는 장비 생산 용량이 부족, 인근 다른 업체로 클린룸을 빌리러 다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생산 공장을 풀가동해도 납기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주문 폭주 상황을 묘사했다.

[이슈분석] 삼성전자 평택 공장 첫 가동…장비 재료 협력사 큰 호재

삼성전자의 주요 장비 협력사 실적은 고공 행진했다. 기존 삼성 화성 공장의 보완 투자도 있지만 평택 신공장 가동이 가장 큰 호재다. 한양이엔지(배관), 신성이엔지(클린룸), 성도이엔지(클린룸), 엘오티베큠(진공 장비), 세메스(세정 등), 원익IPS(증착), 유진테크(증착), 테스(증착), 케이씨텍(CMP, 가스 캐비닛 등), 피에스케이(드라이 스트립), 와이아이케이(전 공정 테스트), 엑시콘(후 공정 테스트) 등 협력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세메스와 케이씨텍 같은 업체는 세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절대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의미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좋다”면서 “삼성전자가 3D 낸드플래시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장비 발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이 가동되면 가스, 케미컬 재료를 공급하는 재료 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는 평택 공장이 가동되면 공급 물량이 확대될 것에 대비,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양사는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식각액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증착용 프리커서와 특수가스를 공급하는 디엔에프, 원익머트리얼즈 노광 공정 시 쓰이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공급사인 동진쎄미켐의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24조5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인 2015년의 14조70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생각보다 큰 규모와 빠른 속도로 투자에 나서면서 후방 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차 협력사도 수혜를 보지만 이들 업체에 부품이나 원재료를 대는 2차, 3차 협력사들의 실적도 크게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평택에는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업체가 다수 입주할 전망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입주해 있는 30여개 협력업체 외에 엘오티베큠, 유니셈, 피에스케이, 버슘머트리얼스, 도쿄일렉트론, 테라세미콘 등 20여개 업체가 이곳에 사무소를 차리기로 했다. 반도체 생산 재료를 대는 해외 업체인 에어프로덕트코리아, 인프라 설비 업체인 한양전공은 평택에 공장을 새로 짓는다. 평택 삼성전자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 많게는 100개 협력사가 추가로 입주할 수 있다고 평택시는 내다봤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완공을 앞둔 삼성전자 평택 공장 공사 현장에는 최근 하루 1만8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면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해 협력업체 직원과 시설관리 직원이 근무하게 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상의 생산·고용유발계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 평택 18라인 신공장을 가동하면 26조원의 생산 유발과 15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