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방송은 세계 선도하는 역사적 쾌거"...안치득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하는 초고화질(UHD) 방송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입니다. 우리나라가 하나의 플랫폼을 주도하고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최초의 사례로 남게 됩니다.”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은 오는 31일 시작하는 UHD 본방송 송출을 '역사에 남을 과학기술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걸어온 길만 좇던 우리나라가 새로운 영역을 처음으로 개척한 쾌거라는 것이다.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소장은 오는 31일 개시하는 초고화질(UHD) 방송을 두고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과학기술 성과'라고 말했다.
안치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소장은 오는 31일 개시하는 초고화질(UHD) 방송을 두고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과학기술 성과'라고 말했다.

UHD 방송은 이날 수도권 방송을 시작, 2021년까지 전국 시·군으로 방송 영역을 확대한다.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빠르다. 미국은 올해 말 이후, 일본은 2020년이 돼야 UHD 방송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기술 개발을 주도,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나라가 채택한 미국식 방송규격 'ATSC 3.0'의 핵심 기술 대부분을 ETRI가 개발했다. 계층분할다중화(LDM) 기술, 영상압축기술(SHVC)을 비롯한 주요 기술이 UHD 방송의 근간이 됐다. 우리나라가 UHD 방송 분야에서는 '기술 프론티어'인 셈이다.

“1960~1970년대의 각종 생산 기술부터 인터넷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번 UHD 방송 기술은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승리입니다.”

우리나라의 UHD 방송 주도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먼저 국내 기업의 UHD TV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높은 고지를 차지한다. 외국에 넘겨주던 TV·방송 기술 관련 특허 사용료를 앞으로 우리가 받게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UHD TV라는 주요 '플랫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편 세계에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도 얻는다.

“구글, 유튜브가 막대한 이익을 얻는 것은 세상과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UHD 방송 기반의 플랫폼을 선도하고,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면 앞으로의 방송미디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 안 소장은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지금까지보다 더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UHD 방송 시장에서 큰 성과가 달콤하지만 너무 취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각각의 위치에서 기존의 성과를 증폭시키고 새로운 성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