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갑에서 사라진 가상화폐 5000만원...피해자 "집단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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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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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대 가상화폐가 전자지갑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증발했다. 해당 운영업체와 피해자 간 분쟁이 발생했다. 그러나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법률 가이드라인이 없어 소송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플코인 거래소 한 곳에서 가상화폐 약 5000만원어치가 다른 계좌로 무단 송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달 13일 가상화폐 전자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리플코인' 5000만원어치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잠재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3년 전에 구매한 뒤 영국 리플코인 거래소 전자지갑에 보관하다가 지난해 말 현금화를 위해 국내 거래소 전자지갑으로 옮겨 뒀다.

그러나 약 5000만원어치가 무단 송금됐고, 보상 문제로 거래소 측에 문의했지만 책임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금융 당국과 경찰에 문의해도 현재로선 구제 방안이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A씨는 “피해자 구제 방안은 전무하고 운영업체가 해킹 여부를 홈페이지에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 30여명과 함께 집단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에 거래소 측은 서버 해킹 사실을 부인했다. 이용자 과실이란 주장이다.

해당 리플코인 거래소는 4월 20일 이용약관 면책조항에 '사용자 단말의 악성코드 감염 등 본인 부주의로 인한 ID/PWD' 유출과 그에 따른 2차 피해' 항목을 추가했다.
<해당 리플코인 거래소는 4월 20일 이용약관 면책조항에 '사용자 단말의 악성코드 감염 등 본인 부주의로 인한 ID/PWD' 유출과 그에 따른 2차 피해' 항목을 추가했다.>

이 업체는 무단 송금 사태가 빚어진 뒤 이용 약관 면책 조항에 사용자 단말의 악성코드 감염 등 본인 부주의로 인한 ID·비밀번호 유출과 그에 따른 2차 피해 항목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업체 대표는 “PC방이나 공용 컴퓨터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하다가 ID·비밀번호가 노출되는 사례가 간혹 발생, 고객에게 주지시키는 차원에서 약관 항목을 추가한 것”이라면서 “고객이 직접 송금했는지 ID 도용으로 무단 송금됐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일부 피해 문의가 접수돼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과 경찰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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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일단 해킹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신고를 접수하고 있지만 가상화폐 관련 법·규정이 없어 이용자의 피해 구제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가 해외 계좌로 송금되면 추적할 방법도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해 현재 금융 당국이 조치를 취할 방법은 없다”면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여러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플코인은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상화폐(알트코인)로,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3대 가상화폐에 꼽힌다. 최근 몇 달 사이에 거래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시세는 3년 전에 비해 약 30배 뛴 리플코인당 200원 수준이다. 국내에 관련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