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망중립성 문제, '스폰서 데이터' 도입으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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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전자신문DB)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전자신문DB)>

망중립성이란 네트워크사업자(ISP)가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송할 때 인터넷동영상제공(OTT)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이다. 망중립성으로 OTT는 망을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최근 구글, 페이스북 등 자국의 글로벌 OTT가 성장할 수 있도록 강력한 망중립성 원칙을 선도해 온 미국에서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망중립성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선언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끝난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후보들이 스폰서 데이터 도입과 제로레이팅 관련 공약을 발표한 뒤 이를 둘러싼 격론이 있었다.

사실 망중립성은 지난 2000년 초반에 필자가 광대역 통신망 구축, 정부 3.0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행정 혁신을 주도하던 시기부터 지속 논의된 사안이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정부의 정책 노력과 통신사의 적극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한 덕분에 ICT 생태계가 공존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 망중립성 논쟁은 그동안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급격한 기술 발전, 이용자의 행태 변화에 따라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 생태계에서 과거 단말과 네트워크에 집중되던 이용자의 관심이 최근에는 플랫폼과 콘텐츠로 이동했다.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주도해 온 통신사업자의 역할과 비중은 상대적으로 많이 약화됐다.

통신사는 성장 정체와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는 한편 OTT의 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 모든 영역을 ICT와 융합시키는 매개체로서 네트워크의 경쟁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

한편 망중립성을 통해 보호받던 현재 거대 OTT는 통신사의 유무선 인프라에 무임승차, 투자 없이 막대한 이익을 향유하면서 생태계 내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으면서도 기업 위상에 걸맞은 사회의 역할과 기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서 이제 망중립성은 단순히 통신사의 망 개방 측면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전체 ICT 생태계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다각도로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네트워크 투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폭증하는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 과거와 같이 무조건 통신사에만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망중립성 폐지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파이 위원장은 망중립성으로 통신사 투자가 위축된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5세대(5G)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해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네트워크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 각종 규제와 법·제도의 장벽을 제거, CPND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거대 OTT사업자에게는 공정 경쟁 환경 조성과 이용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제도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하나의 대안으로 이용자가 특정 OTT에서 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광고, 온라인 쇼핑 등으로 수익을 얻는 OTT가 이용자를 대신해서 데이터 요금을 부담하고 이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이른바 스폰서 데이터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smart_kim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