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최초 핀테크 외환송금 사업, 이중규제로 '좌초위기...금융위 종전 입장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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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실시하려던 서울시 핀테크 접목 외환송금 서비스 사업이 금융 당국의 과잉 규제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은행 대비 수수료가 최대 40% 저렴한 핀테크 기반의 송금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센트비, 핀샷, 페이게이트 등 스타트업 3곳을 선정했다. 이 달 시범 서비스를 거쳐 7월부터 본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기획재정부가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하는 7월에 맞춘 일정이다. 개정안 핵심은 일반기업이 외국환 은행을 끼지 않고 단독으로 소액 송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현행 금융 실명제를 이유로 기업 단독으로 소액의 해외 송금 사업을 하려면 매번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 같은 발표에 기재부는 물론 서울시, 유관 기업도 즉각 반발했다.

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간편 송금 서비스가 핵심인데 매번 실명 확인을 거치라면 과연 이 서비스를 누가 이용하겠는가”라면서 “업계 입장을 금융개혁현장점검반에 전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안 주무 부처인 기재부도 금융 당국의 이 같은 과잉 규제가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결정은) 과도한 의무로 보고 있다”면서 “업체에 무리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와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핀테크 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던 서울시도 조만간 금융위에 이중 규제라는 입장 전달과 함께 재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 핀테크 업계도 최근 협회 이름으로 금융위의 과잉 규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별도의 분과를 꾸려서 대응하고 있다.

한 핀테크기업 대표는 “서울시의 외화 송금 시범 사업과 관련해 금융 당국은 자기 소관이 아니라며 업무를 떠넘기고 있다”면서 “외화 송금 관련법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기재부 등으로 소관 기관이 흩어져 있어 현실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이 외국환거래법과 관련, 일부 은행 등에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개별 행동을 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금융위가 한발 물러섰다. 기재부 등의 이의 제기에 매번 실명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철회하고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첫 거래 한 번만 인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실명제 위반 소지 가능성이 있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행보증금 문제도 논란이다.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송금 사업을 하는 기업은 월 평균 송금거래액 3배에 이르는 이행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금융 당국은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일종의 보증보험으로 이를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