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 "사이버전 대비 AI 연구 확대해야"...AI 사이버전 연구 교수 주장

AI 사이버전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KAIST 정보보호대학원 소속 교수들. 왼쪽부터 차상길 교수, 강병훈 책임교수,이주영 교수, 김용대 교수
AI 사이버전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KAIST 정보보호대학원 소속 교수들. 왼쪽부터 차상길 교수, 강병훈 책임교수,이주영 교수, 김용대 교수

“인공지능(AI) 사이버전 개념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연구를 진행하는 국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연구를 확대해야 합니다.”

KAIST 정보보호대학원에서 AI 사이버전 및 관련 정보 보안기술을 연구하는 강병훈, 차상길, 이주영, 김용대 교수는 미래의 AI 해킹 기술 발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AI 사이버전 기술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병훈 교수는 “미국은 40년 전부터 AI 사이버전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이제는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는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막대한 예산이 AI 사이버전 연구에 투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편적인 예로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들었다. DARPA는 AI 사이버전 기술 개발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600억원을 지원한다. 세계에서 수많은 국가기관, 기업이 이처럼 천문학적 금액을 AI 사이버전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사이버 세상이 무한히 확장되면 그만큼 취약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용대 교수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그는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첨단기술이 사회 체계 근간을 이루게 되면 그만큼 접근 가능한 취약점도 늘어나게 된다”면서 “만약 적절한 방어체계가 없는데 고성능 해킹 AI가 개발된다면 사회 전반에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교수들은 우리나라에서는 AI 사이버전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가 미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도 2000년대 이후다. 본격적 지원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주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잘돼 있지만, 정작 보안에 대한 관심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AI 사이버전 기술을 비롯해 여러 보안 분야 기술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교수는 AI 보안기술의 기초인 바이너리코드 연구에 사회 전반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만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상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너리 코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조차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면서 “먼저 기초가 뒷받침 돼야 사이버전 기술을 위한 AI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 양성의 중요성에도 무게를 뒀다. 차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 여러 분야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능통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필수”라면서 “많은 전문가를 양성해 기술 적용을 위한 인재풀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