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지상파UHD 특수 기대하는 TV업계

[이슈분석]지상파UHD 특수 기대하는 TV업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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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시작된다. 방송을 앞두고 TV 업계에는 시장 확대 기대감이 감돈다. UHD 본방송을 계기로 소비자의 UHD 방송 관심도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UHD TV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2017년형 신제품 TV 출시와도 맞물리면서 시장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막 오르는 UHD 시대

31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UHD 본방송을 시작하면서 세계 최초의 UHD 방송 시대가 열린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부터 시험 방송을 하면서 본방송을 준비해 왔다. SBS와 MBC는 지난해 12월, KBS는 올해 2월부터 UHD 시험 방송을 송출했다.

UHD 본방송은 수도권 지역에서 먼저 시작한다. UHD 본방송 전파는 서울 남산과 관악산, 경기도 수원 광교산에 설치한 UHD 송신 설비를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으로 송출한다. 이후 진행 상황을 보면서 전국 방송으로 순차 확대한다. 내년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과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광역시에서도 UHD 본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UHD는 화면 영상을 구성하는 화소 수(3840×2160)가 기존의 풀HD(1920×1080)보다 4배나 많은 고화질 영상을 제공한다.

◇시장 확대 전기 될까

TV 업계는 지상파 UHD 본방송이 UHD TV 판매 확대의 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본방송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콘텐츠를 꾸준히 송출하고, 홍보도 적극 펼치기 때문이다. 그동안 UHD에 관심이 없던 시청자도 UHD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가구는 극히 일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방송을 시청하려면 북미 UHD 기술 표준인 'ATSC 3.0'을 수신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ATSC 3.0 기술을 적용한 TV는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 보유 가구가 많지 않다. 단 기존의 유럽식 UHD 기술 표준인 'DVB-T2'의 적용 TV를 보유한 가구도 컨버터를 별도로 구매하면 시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본방송 시작 전에 자사 TV용 컨버터를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1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만 UHD 본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가구 가운데 지상파 TV를 직접 수신하는 비율은 5~6%로 추산된다. 90% 이상의 가구가 유료 방송인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을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고 있다.

UHD 본방송을 유료 방송사를 통해 재전송하려면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 방송사가 협의해야 하고,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셋톱박스도 보급해야 한다. 현재는 이런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슈분석]지상파UHD 특수 기대하는 TV업계

◇TV 시장 준비 분주

지상파 UHD 본방송에 여러 제약이 있음에도 TV 업계는 기대가 크다. UHD 방송에 대한 소비자 관심만 전환돼도 판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TV를 한 번 구매하면 적어도 5년은 사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UHD 본격화를 대비한 구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TV 제조사는 2017년형 TV 신제품 출시 시기와도 맞물리는 만큼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 잡기에 나선다.

LG전자는 본방송 시작 직전인 29일까지 전국 판매점에서 TV 할인 행사를 한다. 행사를 통해 7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구매 고객에게 캐시백 400만원과 신개념 의류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한다. 65형과 55형 '울트라 올레드 TV' 구매 고객에게는 캐시백 30만원을 제공한다.

86형, 75형, 65형 등 대형 '슈퍼 울트라HD TV' 구매 고객에게는 가정용 프로젝터 'LG 미니빔 TV'를 증정한다. 실속형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할인 행사도 한다.

손대기 LG전자 한국HE마케팅FD 담당은 “차원이 다른 화질의 LG TV로 고객들이 UHD 본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UHD 본방송에 맞춘 판촉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HD 본방송을 통해 소비자들의 UHD TV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QLED TV 판매 본격화 등과 맞물려 있어 UHD TV 판매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로도 UHD TV가 대세로 올라섰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UHD TV 판매 비중이 34.3%를 기록, 풀HD의 33.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UHD 판매 비중의 풀HD 역전은 올해가 처음이다. IHS는 UHD TV 점유율이 2018년 41%, 2020년 46.8%로 상승하면서 전체 TV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TV 시장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