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전기차·SUV·픽업트럭까지...美 시장 시동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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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전략형 모델 라인업을 구축한다. 현재 라인업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종 진출 시기는 전기자동차 판매를 시작하는 2020년께로 정했다.

쌍용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 (제공=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 (제공=쌍용자동차)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쌍용차는 2020년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전기차 등 신차를 개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을 세우고, 현지 전략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쌍용차는 미국 전용 모델 전체를 SUV와 픽업트럭으로만 구성한다. 현재 미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1750만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SUV가 이 중 60%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포드 F시리즈(82만대), 쉐보레 실버라도(57만대), 램 픽업(49만대) 등 픽업트럭이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 1~3위를 차지하는 등 레저용차량(RV)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제공=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제공=쌍용자동차)

쌍용차는 현재 주력 모델인 티볼리와 G4 렉스턴을 미국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Q200', 2019년 출시하는 콤팩트 SUV 'C300' 등 신형 모델도 미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Q200은 현재 미국과 일본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는 픽업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Q200은 G4 렉스턴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으로, 프레임 바디와 1.5GPa급 초고강도 기가스틸 등이 똑같이 적용된다.

쌍용차는 최근 2.0 린번(희박과급) 터보 GDI 엔진도 개발을 마쳤다. 이 엔진은 다양한 엔진 신기술 및 후처리 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한다. 기존 쌍용차 3.2리터 가솔린 엔진 대비 CO2 배출량을 20%가량 낮추면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5.7㎏·m 힘을 발휘한다. 쌍용차는 2.0 린번 터보 GDI 엔진을 중·대형 SUV와 픽업트럭에 모두 장착할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EVR 콘셉트카
쌍용자동차 티볼리 EVR 콘셉트카

쌍용차는 2019년 개발을 완료하는 전기차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최대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B세그먼트(소형) SUV로 개발 중이다. 당초 주행거리연장형(EVR)로 개발 중이었지만, 최근 순수전기차로 개발 방향을 틀었다. 쌍용차는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기술 협업을 통해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마힌드라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E'에도 참가할 만큼 높은 전기차 기술을 갖추고 있다.

쌍용차가 미국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포한 규정에 따르면 2025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54.5마일(약 23.2㎞/ℓ), 실주행 연비는 갤런당 40마일(17㎞/ℓ)가 돼야 한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2020년까지 113g/㎞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는 현 수준(147g/㎞)보다 23%가량 엄격해지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진출을 위해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지출 시기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최근 신차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차세대 차량과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이 용이해졌고, 신기술이 적용된 차량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