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18>청년이 꿈을 가질 수 있는 나라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lt;18&gt;청년이 꿈을 가질 수 있는 나라

“죽고 싶어. 그런데 내가 죽으면 엄마가 너무 많이 아파할까 봐….” 일자리가 없는 암울함과 미래의 꿈을 상실한 젊은 목소리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부와 권력을 독차지한 정치, 검찰, 언론, 재벌이 망가뜨린 사회 병폐가 젊은이의 꿈을 빼앗아간 것이다. 사실 대통령 탄핵은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을 심판한 사건인 동시에 모든 권력에 대한 국민의 질타이기도 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물결은 기득권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였다. 현재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겸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내일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년의 꿈이 부활하기 위해 우선 국가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 부와 권력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고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정의와 평등의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권력층에 줄을 대야 출세할 수 있고, 복지부동으로 흠이 없어야 내일이 보장되는 기형의 모습을 하고 있은 것이 사실이었다. 성실한 사람이 대우받고 부지런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강한 사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조금은 더디게 발전해도 미래를 설계하는 청년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약속을 지키는 정부, 투명한 정부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lt;18&gt;청년이 꿈을 가질 수 있는 나라

청년에게 일하는 보람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선 4.2% 실업률과 11.2% 청년 실업률이 제고돼야 한다. 120만개 일자리 창출이,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상당한 일자리가 감소될 것까지 예상하면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위원회'를 꾸려서 올해 3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가 주도하는 고용 정책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민간이 동참하고, 오히려 민간 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 직장인과 기업주가 조금씩 양보하고 사회를 배려, 일자리를 확충하면 가능한 일이다. 대통령이 공약한 '칼퇴근법'이 오히려 민간에서 시작되기를 바란다. 정부도 민간의 노력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법인세 감면 정책으로 화답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정규직 양산을 걱정하기에는 너무나 시급한 문제다.

여가 산업 등 신산업 개척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여가 산업은 국민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제공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로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 인터넷서비스 기술, 예술 창작, 여가 인프라 등 여가 산업 기반 확충과 다양한 여가 서비스 개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생산만을 강조하고 소비는 부정하던 기성세대의 문화도 변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lt;18&gt;청년이 꿈을 가질 수 있는 나라

청년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도록 명확하게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되는 내일의 모습과 글로벌화로 변해 가는 시장을 보여 주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 미래 사회의 경쟁력이 되는 과학기술, 지능정보기술, 세계 문화, 소통 능력 등은 단순한 생존 능력 향상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문학과 예술과학에 투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균형 잡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도 필요하다. 당면한 현재의 난국 정리 못지않게 청년이 꿈꿀 수 있는 국가 기반을 다지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당면 과제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