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미수금 올해 다 턴다...실적개선 여건도 계속 좋아져

5조원이 넘었던 한국가스공사 연료비연동제 미수금이 100% 회수를 앞두고 있다. 가스 도매요금 정산단가에 조금씩 미수금을 반영해 회수하기 시작한지 5년 만이다.

가스공사 미수금 올해 다 턴다...실적개선 여건도 계속 좋아져

한국가스공사는 1분기 기준 남아있는 5454억원 미수금과 관련 연료비연동제가 정상적으로 현행 정산단가에 반영될 경우 연내 100% 회수가 확실시 된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1분기 회수된 미수금만 4163억원 수준으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수치상으로도 미수금을 모두 털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비연동제 미수금은 그동안 가스공사 경영정상화 발목을 잡아온 악재였다. 국제유가와 가스가격 인상으로 도매공급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해야 했지만, 가스 소매요금 인상과 물가상승 우려로 인해 이를 제때 반영하지 못했고 미수금으로 쌓아놓으면서 재무적 불안요인으로 안고 있었다.

국내 가스 공급은 가스공사가 2개월 단위로 향후 두 달치 가스 가격을 예측해 각 지역 가스판매사업자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기간 동안 원료비가 앞서 예측한 원료비와 차이가 있으면 이를 연료비연동제를 통해 추후 정산한다. 지금까지는 이 정산과정에서 연료비인상분이 모두 반영되지 않아 미수금이 쌓여왔다.

2007년 809억원이었던 미수금은 다음해인 2008년 3조4549억원으로 불어났고 그 이후로도 계속 늘어 2012년엔 5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1분기에는 5년 만에 미수금 규모가 10분의 1로 줄어든 상황으로, 업계는 가스시장에 연료비연동제가 정착됐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국제 자원가격이 그때그때 요금에 반영되는 에너지 시장은 사실상 석유가 유일했다. 가스는 소매부문만 민간경쟁이 진행되고, 도매부문은 공기업인 가스공사가 담당해 오면서 제한적으로 가격을 연동해 왔다. 가스공사가 올해로 미수금을 모두 회수하면 석유와 함께 가스도 본격적 연료비연동제 적용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하려다 실패한 전기부문이 최근 시장가격연동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를 실적개선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325.4% 부채비율을 올해 1분기 301.6%로 줄여 20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고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손실도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비용을 모두 손실 처리해 추가 손실 발생이 없도록 했다. 특히 새 정부가 발전부문에서 석탄화력 대신 LNG발전에 주목하면서 가스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미국 셰일가스를 국내로 들여오는 등 가스 도입선을 넓히고 국제 유가 영향요인을 줄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연료비연동제가 정산가격에 반영된다면 미수금 전액 회수가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미수금과 함께 부채 감축, 해외자원개발 손실 처리 등 부담 요인이 줄어들면서 전반적 경영환경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