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할머니, 995달러에 산 '달나라 흙먼지' 200만달러에 내놓은 사연

닐 암스트롱(전자신문DB)
닐 암스트롱(전자신문DB)

미국의 한 60대 여성이 우연히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지구로 가져온 달 흙먼지(월진)를 입수, 경매를 통해 최소 200만달러 이상을 거머쥘 행운을 얻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변호사로서 미시간주 소도시 공무원으로 일했던 낸시 리 칼슨은 2015년 3월 월진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조만간 경매에 부친다.

역사적 유물을 손에 쥔 것은 큰 행운이었지만 경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칼슨은 텍사스주 한 경매업체가 올린 물품 명단에 월진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 붙은 작은 백을 발견했다. 미국 연방보안관실이 내놓은 것이기에 진품이라고 확신, 바로 구매했다.

칼슨은 수개월 동안 월진 진위 여부를 알아보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실수로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뜻하지 않게 송사에 휘말렸다. 감정을 의뢰받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은 1969년 8월 달 표면에 발을 내디딘 뒤 다섯 숟갈 분량 월진을 백에 담아 우주복 주머니에 넣었다. 지구로 돌아온 뒤 NASA 실험실에 제출했다. 이 백의 존재는 수 십 년간 NASA조차 까먹었다.

그녀는 2015년 9월 지인 충고를 받아들여 휴스턴 존슨 우주센터에 백을 보냈다. NASA 측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진위 여부를 캐고 있던 그는 마침내 아폴로 11호 보관 물품 목록에서 동일한 일련번호를 찾는데 성공했다. NASA 측에서는 수개월 동안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지난해 5월 캔자스주 검찰청으로부터 NASA가 실험한 결과, 진품으로 판명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와 함께 문제의 월진이 캔자스주 한 과학박물관에서 일했던 맥스 에어리로부터 압수한 물품이었다는 사실도 통보받았다.

에어리는 박물관 소장품을 훔쳐 이를 팔았다는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2년을 복역했다. 그의 수집품들이 연방 보안관실에 보관돼 있다가 결국 경매에 나오게 됐다.

NASA는 법원에 경매를 무효로 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맞서 칼슨은 지난해 6월 시카고 연방법원에 부당 압류를 이유로 NASA를 제소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그녀의 손을 들어주었다. NASA 대변인은 법원 판결에 실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월진이 담긴 백은 7월 20일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 등장한다. 소더비의 한 전문 감정사는 개인이 절대로 소유할 수 없는 물품인 만큼 실제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에 팔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