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AI 최대 격전지로 부상...인공지능 쇼핑 '가속페달'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온·오프라인 쇼핑 업계가 고객 접점 확대 수단으로 AI 도입에 적극 나섰다. 기술 차별화 및 서비스 고도화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유통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AI의 실제 활용처로 부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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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페24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구축 사업에 AI 기반의 '부하 탐지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정 쇼핑몰에 실시간 트래픽이 급증하면 해당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를 인지, 활용 서버 수를 확대하는 형태다. AI가 접속 트래픽을 자동 분산, 사이트 안정 운영 환경을 제공한다.

카페24 관계자는 “그동안 확보한 전자상거래 관련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AI를 결합한 시스템”이라면서 “자동 상품 번역 서비스, 상품 이미지 자동 분석 서비스 등 판매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AI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메이크샵은 실시간 챗봇 메신저 '바로톡'을 출시했다. 고객 구매 이력과 접속한 페이지를 학습, 미리 문의 내용을 추측한다.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에게는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쿠폰, 적립금, 예치금 등을 제공할 수 있다. AI가 판매자를 대신, 고객과 흥정하는 셈이다.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에서 판매자가 직접 상담에 임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 구매를 유도한다.

인터파크 AI 챗봇 '톡집사'
인터파크 AI 챗봇 '톡집사'

인터파크는 지난해 선보인 AI 챗봇 '톡집사' 고도화에 주력한다. 하루 평균 수만명 고객이 이용하는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키워드가 없거나 성립되지 않는 문장, 최저가 검색 요청 등을 제외한 고객 문의에 대한 답변 속도를 실시간에 가깝게 구현하도록 최근에 개선됐다. 인터파크는 올해 안에 고객 질문 대부분을 AI가 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직원이 소비자와 접촉할 때는 동일 시간에 한 명의 고객만 상대할 수 있지만 AI가 도입되면 동시다발로 다수 고객과 대응할 수 있다.

유통업계의 AI 기술 경쟁은 한층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오프라인 시장에서는 거의 매일 상품 거래 활동이 반복된다. 다른 산업에 비해 고객과 상품 데이터를 쉽게 축적할 수 있어 기술 고도화에도 유리하다. 11번가 '바로', SSG닷컴 '쓱 톡' 등이 속속 등장한 배경이다.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 사업자도 AI 쇼핑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수요 증가에 따라 신속하게 고객 불만을 처리하면서 신규 구매 수요를 끌어내는 마케팅 전략으로 각광받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에 AI 기반의 쇼핑 도우미 로봇 '엘봇'을 도입했다. 위고에빅토르, 베이크, 옵스(OPS) 등 본점에 위치한 유명 식음료(F&B) 매장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안내한다. 롯데백화점이 제공하는 3차원(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도 소개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봄 세일 기간에 AI 기반의 고객 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선보였다.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 정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송했다. 고객 500만명의 구매 이력, 성별, 연령, 지역을 빅데이터로 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기반 서비스의 본질은 고객 편의 극대화”라면서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대규모 소비자와 소통하는 동시다발 수단으로 AI가 유통업계에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고객이 엘봇을 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고객이 엘봇을 이용하고 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