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 차원 뇌 지도 연구 착수…4000억 규모 예타 사업 추진

정부가 올해 처음 국가 차원 뇌 지도 연구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40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한다.

뇌 지도는 뇌 속 신경세포의 전체 연결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데이터베이스(DB)다. 뇌 구조와 기능 이해, 질환 치료를 위한 핵심 원천 기술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2017년도 뇌연구촉진시행계획'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시행계획은 정부가 뇌연구촉진법에 따라 수립한 '뇌연구기본계획'의 실천 계획이다. 미래부 주도로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범 정부 체계로 마련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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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가 뇌 연구 사업 중심에는 '뇌 지도'가 놓인다. 뇌 연구에 투입될 전체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1367억원이지만, 국가 차원 뇌 지도 연구가 시작되는 원년이다. 지금까지 한국뇌연구원 등 개별 연구소 차원 연구는 있었지만 국가 차원 R&D 사업은 처음이다.

미래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에 특화 뇌 지도 작성, 뇌 지도 작성 신기술 개발, 차세대 인공지능 연계기술 개발 과제가 포함됐다. 과제별로 각각 55억원, 15억원, 22억5000만원, 총 92억5000만원을 투자한다. 이들 신규 과제를 포함한 원천기술 개발에 417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내년에는 뇌 지도 구축 사업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올해 '뇌지도 구축 및 뇌융합 챌린지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예타는 현재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경제성 평가 단계에 있다. 2018년부터 2027년까지 3975억원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R&D 프로젝트다.

국가 차원 뇌 지도 구축은 뇌 연구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평가된다. 인간 뇌는 약 1000억개 신경세포로 구성돼 인지, 운동, 기억, 학습 등 복잡한 기능을 수행한다. 정밀한 뇌 지도를 작성하면 뇌 구조와 기능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 이는 정서장애, 뇌 질환, 뇌 손상 제어 기술 개발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선진국도 뇌 지도를 뇌 연구 원천 기술로 여기고 적극 투자에 나섰다. 미국은 뇌 지도 작성을 목표로 한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에 10년간 45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도 2014년 마모셋 원숭이 뇌 지도 작성 사업에 착수했다. 10년간 400억엔(약 4033억원)을 투자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뇌는 세계적으로도 우주와 함께 마지막 남은 미지의 분야로 꼽힌다”면서 “예타 통과로 광범위한 투자가 이뤄지면 우리나라도 치매, 뇌 질환 극복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