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분자 소재를 이용해 초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초박막 인공 수정체를 개발했다. 드론, 로봇, 군사 장비 등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김기영)은 김상연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음식물 보관에 주로 사용하는 '랩'의 분자 특성을 분석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랩에 전압을 가하면 분자 움직임이 활성화돼 모양이 변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랩의 주요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에 가소제를 넣어 PVC 분자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고분자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800㎛ 두께의 초박막 인공 수정체를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수정체에 전압을 걸면 사람의 눈보다 훨씬 가깝거나 더 멀리에 있는 사물을 볼 수 있다. 가령 눈 바로 앞에 놓여진 책의 글씨를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먼 거리에 있는 사물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고분자 소재에 사용되는 가소제 양을 조절하면 수정체의 볼록 정도를 다양하게 변화시켜 초점 조절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의 실무책임을 맡은 공동 제1저자 신은재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성과는 중력 등 외부환경에서도 보다 쉽고 경제적으로 광학 분야에 이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기존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초박막형 초점거리 가변 렌즈, 홀로그램 등 새로운 연구분야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교수는 “인공 수정체는 일반 로봇뿐만 아니라 드론 등 초소형 비행 로봇과 내시경, 군사 장비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 “상용화에 큰 걸림돌은 없고, 향후 5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