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인플루언서, 모바일 시대 새로운 직업

박무순 오드엠 대표<사진 오드엠>
박무순 오드엠 대표<사진 오드엠>

블로그가 인기를 끌 때 파워 블로거가 직업으로 등장했다. 블로거 활동을 부업으로 하던 사람들이 본래 직업을 그만두고 파워블로거로 전환했다. 네이버가 파워블로거 제도를 중단한 2015년 이후 주춤했지만 파워블로거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다수의 팔로어를 배경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가로 브랜드에 보상을 받는 측면에서 동영상 시대에 등장한 크리에이터와 같은 성격이다.

파워블로거나 크리에이터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인플루언서와 유사하다. 그러나 마케팅 측면에서 모바일 시대에 본격 언급되기 시작한 인플루언서와 조금 다르다. 파워블로거와 크리에이터가 팔로어 숫자를 배경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서 보상을 받는다면 인플루언서는 콘텐츠를 통해 만들어 낸 마케팅 성과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마케팅 파트너다.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인플루언서는 정보기술(IT) 진전에 따라 탄생했다. 성과 하나하나를 측정해서 수치화시키는 트래킹 기술의 발달이 가장 주효했다.

국내 인플루언서는 2013년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애드픽이 나오면서 활성화됐다. 기존에 팟게이트나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뷰하던 리뷰어의 영향력을 경제 가치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모바일 확산으로 다수 파워블로거가 인플루언서 세계로 옮겨 왔다. 인플루언서 상당수가 과거 파워블로거였거나 마케팅 업무 종사자다. 팔로어 숫자가 아닌 콘텐츠 제작 능력, 제품 및 소비자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

트래킹 시스템은 단순히 성과 측정 시스템을 넘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활동 전반을 보고한다. 광고주는 어떤 콘텐츠가 어떤 타깃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파워블로거·동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모바일 시대 인플루언서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루언서 역량 강화와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이다. 인플루언서는 과거 파워블로거처럼 한때 유행하던 직업이 아니라 모바일 시대의 유망 직업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인플루언서의 영역은 앱 다운로드 설치에서 브랜딩, 프로모션, 사전 마케팅, 판매까지 넓어지고 있다. 애드픽 초기 관심 이용자 대상으로 앱을 설치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그러나 모바일 퍼스트로 시대가 변화하면서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은 회사나 제품 브랜딩, 홍보 콘텐츠 확산, 브랜드 프로모션 활성화 등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상품이 나오기 전에 사전 홍보, 예약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거나 상품 출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매를 일으키는 업무까지 확대됐다.

애드픽에 가입한 인플루언서만 45만명이 넘는다. 그 가운데 꾸준히 활동하면서 수익을 거둬 가는 수는 9만5000명 정도다. 1년에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인플루언서는 2016년 기준 106명이다. 평균 수익은 약 8000만원이다. 인플루언서가 직업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필수다.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모두가 수긍하는 정확한 트래킹 시스템도 고도화돼야 한다. 인플루언서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과 교육 활동도 필요하다.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부정 활동을 할 경우 신뢰를 잃어 마케팅 생태계가 무너진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직업은 지속 등장한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업은 사라진다. 모바일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새로운 세대가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늘었다. 29살의 나이로 2년 활동으로 아파트 한 채에 해당하는 수입을 거둔 사례도 있다. 애드픽에서 활동하는 상위 인플루언서 평균 나이는 대부분 30세 안팎이다. 직업에 대한 익숙한 관념 대신 달라진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직업을 꿈꿀 때다.

박무순 오드엠 대표 sean@odd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