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시장 열리나...에버온, 전기차 270대 충전기까지 대당 1000만원에 판다

중고 전기차 수백 대가 시장에 쏟아진다. 차량 판매 업체는 단순 완성차 판매뿐만 아니라 전용 충전기 무상 구축과 배터리 성능 보증, 충전 무제한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아직까지 중고 전기차 잔존가치 기준이 없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기차 중고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우리나라 전기차 셰어링 1호 기업인 에버온이 중고 전기차 시장에 도전한다. 그동안 셰어링과 장기리스용으로 운영했던 전기차 270대를 중고차로 판매한다. 23일 에버온 직원이 고객에게 중고 전기차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셰어링 1호 기업인 에버온이 중고 전기차 시장에 도전한다. 그동안 셰어링과 장기리스용으로 운영했던 전기차 270대를 중고차로 판매한다. 23일 에버온 직원이 고객에게 중고 전기차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전기차 카셰어링 전문업체 에버온(대표 김완수)은 중고 전기차 판매부터 충전기·배터리 관리까지 포함한 전용 상품을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연말까지 최대 270대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판매한다. 중고 전기차가 시장에 대거 풀린 건 국내 처음이다.

판매 차량은 르노삼성 'SM3 Z.E.' 모델이다. 에버온이 2013년 말~2014년까지 구입해 카셰어링 등에 사용했던 전기차다. 국산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평균 주행거리는 4만㎞ 안팎의 무사고 차량만 판매한다. 차량 가격은 주행거리와 상태에 따라 1000만원에서 1300만원으로 책정된다. 또 구매자 거주지가 주차면 100개 이상인 경우 400만원 상당의 전용 충전기(7㎾급)와 설치를 무상 제공한다.

여기에 안정적인 차량 운행을 위해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전용 '케어 서비스' 상품도 내놓는다. 이 서비스는 월정액(4만9000원)만 내면 무제한 충전요금을 제공하고, 연간 2회 차량 무상 점검과 배터리 성능도 3년 혹은 6만㎞까지 보증한다. 또 사고 없이 3년 후 해당 차를 반납하면 최초 구입가격의 30%을 보장한다.

우리나라 전기차 중고 시장은 아직까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전기차가 도입 초기인데다 거래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전기차 연료(전기요금)비 등 경제성이 뛰어나 동급차와 비교해 잔존가치는 다소 높은 편이다. SM3 Z.E. 전기차 중고 가격은 1000만~1500만원 수준이다. 에버온은 충전기와 배터리·차량까지 관리지원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기대된다.

김완수 에버온 대표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고 전기차의 잔존가치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에버온 중고 전기차 상품은 충전기 문제를 해결뿐 아니라, 중고 시세를 형성함으로써 전기차 애프터마켓을 활성화시키고 신차구매 수요를 늘리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온은 이번 사업을 통해 중고 서비스 모델을 확장하면서, 초소형 전기차 등 신규 전기차를 이용해 아파트 거점형 전기차 셰어링 사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