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 원인은 지층 탈수작용...국제공동연구팀 연구 결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은 송인선 CO₂지중저장연구단 박사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의 원인을 분석해 해저지층의 탈수작용과 연관됐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송 박사는 국내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전세계 12개국 33명으로 구성된 'IODP 익스페디션 362' 승선 연구단에 참여했다. 연구단은 2004년 수마트라섬 대지진의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수마트라 대지진은 섬 북쪽 안다마-니코바 제도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9.2의 지진이다.

시추 깊이에 따른 비정규질 규소, 염소농도 벼화. 약 1.3km 깊이에서 담수 방출로 염소농도가 감소하고 있다.
시추 깊이에 따른 비정규질 규소, 염소농도 벼화. 약 1.3km 깊이에서 담수 방출로 염소농도가 감소하고 있다.

승선연구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2개월 간 수마트라섬 북단 순다 섭입대(지각판이 다른 판 밑으로 내려가는 지역)에서 서남쪽 255㎞ 떨어진 곳에서 진행됐다.

공동연구팀은 수마트라 대지진의 특이성에 집중했다. 보통 지진은 섭입대의 깊은 부위에서 발생한다. 해저지층의 퇴적물이 압축되고 광물 탈수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진이 발생할만한 힘을 축적한다. 하지만 수마트라 대지진은 해저면 근처의 얕은 부위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 지역의 해저퇴적물이 섭입되는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고 보고 해저 시추 내용을 분석했다. 시추 결과에서 주목한 부분은 해저 지층수(지층 형성시 빈 공간에 채워진 바닷물)의 염소 농도였다. 염소농도는 깊이를 더하며 높아지다가 1.3㎞ 부근에서 갑자기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근에서 지층의 탈수작용이 계속돼 막대한 양의 담수가 공급된 것이다.
연구팀은 섭입전까지 계속 증가한 지층수압 때문에 섭입 직후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늘어난 압력이 퇴적층이 다져지는 '고화작용', '압밀작용'을 촉진시켜 얕은 부위에 지진이 발생하게 했다는 것이다.

송인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CO₂지중저장연구단 박사
송인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CO₂지중저장연구단 박사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