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적혈구 움직여... KAIST 3차원 물질 제어하는 광학집게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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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총장 신성철)가 빛을 이용해 물체를 움직이는 '광학집게' 기술을 개선, 세포를 이동·변형시키는데 성공했다. 세포 연구 및 미세 물체 제작·조립 분야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팀이 레이저 빛을 이용, 복잡한 미세 3차원 물체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홀로그래피 광학집게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홀로그래픽 광학집게 기술로 적혈구, 대장암 세포를 이동, 변형시킨 모습
홀로그래픽 광학집게 기술로 적혈구, 대장암 세포를 이동, 변형시킨 모습

광학집게 기술은 레이저로 광 초점을 만들어 작은 물체를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광자의 힘인 '광압'을 이용한다. 물체 안의 빛을 굴절시켜서 운동량을 변화시키고, 광 초점을 움직이는 것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원리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부 구조가 복잡한 물질은 움직일 수 없었다. 빛이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계산하기가 어려웠고, 이동 방향 제어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물체와 모양이 같은 3차원 레이저 빛을 쏘는 방법으로 광학집게의 물체 제어 능력을 높였다. 빛의 모양 설정에는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사용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유사한 '광 회절 단층촬영법'으로 물체의 3차원 영상을 측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3차원 레이저 빛은 복잡한 물질도 이동시킨다. 물체 내 빛과 맞닿는 면적이 늘어나면서 이동이 쉬워지는 원리다.

홀로그래픽 광학집게 기술 모식도
홀로그래픽 광학집게 기술 모식도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빛과 물체의 모양이 같을 때 광학집게의 성능이 극대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와 같이 복잡한 구조의 물체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적혈구 세포를 회전, 변형에도 성공했다. 두 개의 적혈구를 조립해서 새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10~2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대장암 세포를 원하는 각도로 회전시키는 것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이오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 정밀 분석, 세포 단위의 수술 작업에 활용한다. 미세 물체 제작 및 조립 분야에도 활용, 새로운 응용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박용근 교수는 “아주 복잡하고 미세한 물체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변형을 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다양한 과학 기술 분야에 세밀함과 정밀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고 기술 개발의 의의를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