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테크놀리지, 산업용 디스플레이로 국내시장 공략 본격화

경북 김천에 있는 오리온테크놀리지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모니터를 조립하고 있다.
경북 김천에 있는 오리온테크놀리지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모니터를 조립하고 있다.

경상북도 김천 오리온테크놀리지 본사. 내부 작업장에는 생산라인이 쉴 틈 없이 돌아갔다. 작업장 라인에는 글로벌 기업 보쉬(Bosch) 브랜드를 단 보안용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었다. 라인 끄트머리에서는 포장작업이 한창이었다.

오리온테크놀리지는 2003년 문을 연 산업용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이다. 초창기 TV모듈 사업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CCTV 모니터 등 산업용 디스플레이에 진출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쉬를 비롯해 파나소닉, 티비아이(TB-eye), 이케가미 등 글로벌 기업에 산업용 모니터를 공급한다. 오리온테크놀리지 제품은 미국 갭(GAP), 바나나 리퍼블릭, 캐나다 월마트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오리온테크놀리지가 국내외 대기업에 납품하는 선박용 디스플레이 샘플.
오리온테크놀리지가 국내외 대기업에 납품하는 선박용 디스플레이 샘플.

오리온테크놀리지는 일찌감치 고부가 산업용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렸다. 보안용 외에도 의료용, 방송용, 선박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수출했다. 단가가 낮은 가정용 PC 모니터 등 소비재 부문은 정리했다.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 중국 저가제품 공세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리온테크놀리지 또 다른 축인 선박전장 부문 실적도 견조하다. 대형 선박 엔진용 전자제어 장치는 세계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한다. 오리온테크놀리지 한해 실적 절반을 상회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선박용 대형엔진 엔지니어링기업인 덴마크 만디젤(MAN Diesel)과 협력해 국내 대기업과 일본 중공업 업체에 선박엔진 제어장치, 선박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오리온테크놀리지가 선보인 PVM 제품(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와 세번째)과 iPM 제품. PVM은 카메라와 모니터를 일체화한 제품이다.
오리온테크놀리지가 선보인 PVM 제품(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와 세번째)과 iPM 제품. PVM은 카메라와 모니터를 일체화한 제품이다.

오리온테크놀리지는 최근 국내 시장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 공략에는 iPVMZ와 iPM 시리즈를 내세웠다. iPVMZ는 감시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합한 PVM(Public View Monitor) 제품군이다. iPM은 IP카메라 영상을 네트워크 비디오 레코더(NVR) 없이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출력하는 보안디스플레이다.

두 제품은 해외시장에서 먼저 성과가 났다. iPM 시리즈는 이집트국립은행의 CCTV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파일럿 테스트를 밟고 있다. 미국 보안 관련 업체에도 공급했다. iPVMZ는 국내 보안업체 아이디스를 거쳐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보쉬에서도 자사 IP카메라를 활용한 iPVMZ 개발을 요청했다.

오리온테크놀리지 실적은 지난해 주춤했지만 300억원대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저가를 내세운 중국제품 공세와 조선업 불황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이 컸다. 2014년 매출액 426억원, 영업이익 62억원으로 고점을 찍기도 했다. 오리온테크놀리지는 기술력을 활용한 고부가 특수 제품으로 난관을 타개하겠다는 목표다.

김봉관 오리온테크놀리지 대표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10년 이상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산업용 모니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자체 생산라인과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를 활용한 비디오 프로세싱과 컬러 캘리브레이션 기술력을 활용해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