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게임업계, 자율 규제 한목소리 내야

왼쪽부터=강신철 게임산업협회 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민재 나날이스튜디오 대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사진=전자신문DB)
왼쪽부터=강신철 게임산업협회 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민재 나날이스튜디오 대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사진=전자신문DB)

과도한 규제가 게임산업을 위축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규제 주체를 정부가 아닌 민간으로 돌려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랐다. 내부 자성론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게임 장르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업계 이기주의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0일 굿인터넷클럽 주최로 삼성동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한국 게임 산업, 재도약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다.

◇“규제 개선, 주저 말고 한 목소리 내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포류 게임 결제 한도를 정하는 문제는 당초 회원사 간 자율 규제 형태로 시작됐지만, 이후 모든 영역으로 규제가 확대된 사례”라며 “다른 장르에 속한 게임 서비스, 개발사가 본인과는 무관한 일로 여겨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현재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김 의원 판단이다. 그는 “게임 셧다운제 역시 모바일 업계는 목소리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게임 업계가 서로 힘을 합쳐 규제를 풀어나가는 공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소한의 규제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규제가 너무 많아 이제는 푸는 것이 숙제”라며 “민간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율 규제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그는 “위원회 행보는 민간차원 자율 규제를 정착시키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며 “비상식적인 게임 규제는 계속 완화되거나 폐지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투자 활성화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2012년에 창업한 박민재 나날이스튜디오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거침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인기 게임 순위) 1~100위까지 게임이 대부분 비슷하다”며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 육성해야 시장 파이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 등급 분류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한국에서 게임을 아예 출시하지 않겠다는 개발자가 나올 정도”라며 “등급 분류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투명한 평가가 이뤄져야한다”고 제언했다.

강신철 게임산업협회 회장도 투자를 통해 새 시도가 유발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인위적 방법으로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강 회장은 “게임 분야가 산업으로 분류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며 “소통을 통해 업계 스스로 규제를 만들고 합리적 운영 체계를 갖출 때까지 시간을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