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레드오션' 뛰어드는 신규 LCC…불 보듯 뻔한 '출혈경쟁' 막아야

[기자수첩]'레드오션' 뛰어드는 신규 LCC…불 보듯 뻔한 '출혈경쟁' 막아야

항공업계가 7번째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에 주목하고 있다. 강원 양양을 거점으로 '플라이 양양', 충북 청주를 거점으로 'K에어항공' 등 총 6개 사업자가 LCC 시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모두 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면 국내 LCC는 6곳에서 12곳으로 두 배 늘어난다.

국내 LCC 시장은 최근 10여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초 누적 탑승객 4000만명을 돌파했고, 진에어는 지난 달 3000만명을 넘어섰다. 올 1분기 국내선 LCC 점유율은 58%로 대형항공사(48%)를 넘어섰다. LCC 매출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미치지 못하지만, 영업이익률은 7~8배에 달한다.

국내 LCC 시장 사업성이 검증되자 신규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플라이양양은 지난해 4월 법인 설립 후 12월 국토교통부에 신규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토부로부터 '초기 재무적 위험 발생 가능성'때문에 반려됐다. 플라이양양은 이달 중 재신청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K에어항공도 신규운송사업을 준비 중이다. 에어대구는 '대구∼제주' 국내선과 '대구∼일본·중국' 국제선에 내년 초부터 운항할 계획이다. 경남은 영남권 시·도 상공회의소 기업들과 함께 '남부에어'설립을 추진한다.

정부와 업계는 신규 사업자 난립에 우려하고 있다. 시장 확대로 일자리 창출, 수송분담률 확대 등 순기능도 있지만,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많다. 6개 LCC가 국내선 약 60% 수송하고 있고, KTX·SRT 등 고속철이 수송수단으로 자리매김해 국내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

기업 존립에 대한 우려도 있다. LCC 사업자가 늘어나면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다. 저가정책을 펼치는 LCC 업계 간 경쟁이 과열되면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 또 국내선은 서울·제주·부산 등 일부 노선에만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들 노선은 이미 포화상태다.

국토부가 자본잠식률 50% 이하인 항공사의 면허 취소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LCC 시장 과열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들 간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