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노준석 포스텍 교수, "투명망토 15년쯤 뒤 실용화 될 것"

노준석 포스텍 교수
노준석 포스텍 교수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연구해 온 메타물질은 다양한 원천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투명망토 소재인 광학적 메타물질 연구는 실용화를 위한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노준석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는 “15년 뒷면 투명망토가 상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교수는 투명망토의 핵심 소재인 메타물질 분야 석학이다. 포스텍에서 나노스케일 포토닉스 및 통합생산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나노광학과 생산공학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노 교수는 이 곳에서 3차원 메타물질을 설계하는 방법과 투명망토와 같은 메타물질의 실용화를 위한 제작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투명망토는 미래 SF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다. 투명 수트를 입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공각기동대의 시대적 배경은 2029년이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입니다. 본래 물질을 초월한 물질, 특이하고 이상한 물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자 자체를 설계하고 제작해 주기적 혹은 비주기적으로 배열해 만들어진 물질로 이런 인공원자로 패턴화한 구조체를 만들면 투명망토와 같은 특성을 지니기도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노 교수는 메타물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학적 메타물질'이라고 설명한다. 사막의 신기루가 빛이 휘는 현상처럼 광학적 메타물질은 빛의 굴절이나 전파를 바꿀 수 있는 구조체다.

그는 “현재 크기로 보면 수밀리미터 크기 물체를 숨길 수 있는 정도 기술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특정 파장이나 범위에서 물체를 가리면 안보이게 하는 초기 단계 수준이라는 얘기다.

노 교수는 투명망토를 상용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비용과 시간'을 꼽았다. 1㎜ 크기 물체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메타물질을 나노구조체로 설계하고 만드는 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하고 제작 기간도 한달 이상 소요된다는 것이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는 투명망토 소재인 광학적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투명수트를 입은 주인공(스칼렛 요한슨 분) 모습.
노준석 포스텍 교수는 투명망토 소재인 광학적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공각기동대에서 투명수트를 입은 주인공(스칼렛 요한슨 분) 모습.

그는 투명망토 상용화에 다소 부정적이다. 메타물질 나노구조체를 메모리 반도체처럼 대량으로 저렴하게 찍어내지 않는 한 실용화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에 노 교수가 이끄는 나노스케일 포토닉스 및 통합생산연구실은 싸고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투명망토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노 교수는 “모든 기술이 그렇듯 시작은 군사용이 될 것”이라면서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면 기술의 특성상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다듬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투명망토는 기능적으로 볼때 여러 분야에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투명망토의 핵심인 광학적 메타물질 외 다른 메타물질은 현미경 성능 향상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
노준석 포스텍 교수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