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대 LCD 신규 설비, 잇따라 가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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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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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에서 8세대와 8.6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신규 설비가 2분기 잇따라 가동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빠듯한 대형 TV 패널 수급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HKC가 충칭에 위치한 8.6세대 LCD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HKC는 모니터 OEM 사업자로 알려졌으나 처음으로 대형 TV 패널 생산에 나서게 됐다.

대만 이노룩스는 올해 초부터 카오슝에 있는 8.6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월 4만5000장에서 5만장을 양산한다.

8세대 신규 설비도 가동을 앞뒀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2기 라인에서 2단계 투자를 위한 설비 입고를 마치고 가동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월 5만장 규모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BOE는 푸칭에 새로 건설한 8세대 LCD 라인 'B10'에서 월 7만5000장 규모를 양산한다. 2단계 투자를 병행하고 있어 내년 초부터 2단계 투자분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가동하는 신규 생산능력은 총 월 24만장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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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제조사가 LCD 생산 능력을 확대한 것은 대형 TV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삼성전자로부터 TV 패널을 요청받았지만 공급이 빠듯해 충분한 물량을 적기에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다. 폭스콘이 샤프 TV 사업 부활을 노리고 삼성전자에 패널 공급을 중단한 결과 전반적으로 LCD 수급이 더 빠듯해지는 효과를 야기했다.

선호하는 TV 크기가 55인치에서 65인치로 빠르게 이동했고 더 나아가 77인치 수요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패널 공급 면적은 커지나 수량 자체는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2분기 신규 가동하는 8.6세대 LCD 라인이 전체 수급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주목했다.

이노룩스와 HKC가 채택한 8.6세대(2250㎜×2600㎜) 규격은 기존 8세대와 8.5세대(2250㎜×2500㎜)보다 45인치부터 58인치에 이르는 크기에서 면취율이 유리하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45·46·47·48인치의 경우 8.5세대에서 8장을 생산하지만 8.6세대에서는 10장을 만들 수 있다. 50인치는 8.6세대에서 8장을 찍어낼 수 있어 8.5세대(6장)보다 생산량이 많다. 58인치의 경우 8.5세대는 3장 생산에 그치지만 8.6세대에서는 6장을 만들 수 있다.

표. 8.5세대와 8.6세대 규격 생산량 비교 (자료=DSCC)
표. 8.5세대와 8.6세대 규격 생산량 비교 (자료=DSCC)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설비가 가동돼도 수급 문제를 왼전히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한국과 대만에서 저세대 LCD 라인이 가동을 중단했고 올 연말까지 추가 중단하는 라인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8세대 LCD 생산라인을 대형 OLED 라인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만약 해당 라인에서 물량이 감소해도 중국 광저우 증설 투자분이 있어 전체 LCD 생산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TV 세트 수요가 미미한데 패널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요 세트사가 올해 TV 판매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패널 공급단 변화보다는 TV 세트사 움직임이 전체 패널 수급과 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BOE가 2018년으로 예정한 10.5세대 라인 가동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며 “10.5세대를 안정적으로 양산하기 전까지 패널 공급보다는 TV 세트사 전략이 시장 변화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