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저시력계층 돕는다… 착용형 시력보조 기기 개발 착수

#1 시각장애인 A씨는 얼마 전부터 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안경 형태인 시력보조 기기가 앞에 있는 버스 번호를 인식해 알려주기 때문이다. 여러 대 버스가 정차한 정류장에서 타야 할 버스를 찾기가 어려웠다.

인공지능(AI)으로 저시력계층 돕는다… 착용형 시력보조 기기 개발 착수

#2 저시력자인 B씨는 요즘 출퇴근길에 책 보는 재미에 빠졌다. 안경에 착용한 시력보조 기기가 책 내용을 인식해 읽어주기 때문이다. 최근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확대경 없이는 책을 읽지 못했다. 점자도 익숙하지 않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착용형 시력보조 기기가 개발된다.

코이노(대표 오주병)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시력취약계층을 위한 착용형 시력보조 기기 개발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기는 안경테에 부착하는 형태로 개발된다. 전면에 카메라가 달린다. 구글글라스와 유사한 형태다. 다른 점은 기존 안경에도 탈부착할 수 있다. 300g 이하로 가벼워 착용하기 편하다.

핵심은 앞에 있는 객체 인식이다. 딥러닝으로 사람과 동물, 사물을 구분해 음성으로 알려준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전면 객체와의 거리도 계산해 알려준다. 부딪히지 않도록 경고한다. 카메라가 인식한 문자를 추출해 읽어주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영상을 지인이나 상담원에게 전송해 구두로 설명을 듣는 방식이었다.

기기 제어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제스처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검지만 세우면 증강현실 속 포인터가 된다.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카메라가 인지해 해당 글자를 읽어준다. 책이나 잡지도 혼자서 읽을 수 있다. 손가락으로 'V'자를 표현하면 책과 잡지로 인지해 자동으로 계속 읽어준다.

손바닥을 펴면 주변 사물과 부딪히지 않도록 깊이 추정모드로 전환된다. 영상왜곡 처리 이미지 프로세싱으로 정확한 깊이를 계산해낸다.

단순해 보이지만 증강현실 기술과 인공지능, 문자 추출 후 음성변환 기술 등이 적용된다. 원격지원과 제어도 가능하다.

코이노는 2019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단독형과 스마트폰 연동형, 두가지로 나눠 개발한다.

과제에는 코이노를 비롯해 총 6개 기업과 기관, 대학이 참여한다. 주관 기업은 코이노다. 클라우드 플랫폼과 기기 제어·모니터링, 서비스 사업화 총괄을 맡는다. 홍익대학교는 증강현실(AR) 기반 포인팅 인지와 기계학습 기능을 개발한다. 프리텍은 웨어러블 기기 디자인, 디트리플은 하드웨어와 경량화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아바드는 위치기반 부가서비스를 준비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는 시제품 사용 평가와 피드백에 참여한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 핵심 기술은 대부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수 네트워크 지원과 목소리 기반 서비스 외엔 부족한 실정이다.

코이노는 3차년도에 걸쳐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장민 코이노 부사장은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시력보완을 위한 웨어러블 시력보조 기기가 2020년 약 1억대 보급된다”면서 “시력 취약 계층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보조 기기를 부담없는 가격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