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 등 유통업계에 부는 본사 이전 바람

유통·식음료업계에 사옥 이전 바람이 불고 있다. 그룹 차원의 본사 이전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 임대료를 줄여 비용절감 효과를 위한 것까지 이유는 제각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40년 '소공동 시대'를 마감하고 '잠실시대'를 연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서울 도심 소공동에서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를 일궜지만 신동빈 회장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질적 성장과 고객 가치에 초점을 맞춘 '뉴롯데'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신 회장은 7월 초 롯데월드타워 18층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집무실이 마련된 18층은 롯데월드타워의 프라임오피스(14~38층) 공간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과 유통 등 4개 BU 조직도 롯데월드타워에 둥지를 튼다. BU 조직은 17층, 경영혁신실은 17층과 18층, 20층에 나눠 자리한다. 타워를 총괄하는 롯데물산은 지난 2월 19층에 입주했다. 롯데케미칼은 19일 이사를 시작해 타워 14~16층으로 순차적 입주할 예정이다.

개별 사옥이 있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롯데건설, 롯데자산개발, 롯데칠성음료 등 다른 계열사들은 타워로 이전하지 않지만 오는 10월 계열사 이전이 완료되면 그룹 지배구조 핵심이 잠실로 이동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완성되는 셈이다.

롯데푸드는 사세가 확장함에 따라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에서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과거 롯데중앙연구소 자리로 이전한다. 롯데중앙연구소가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신사옥으로 확장 이전하며 기존 연구소가 공실로 남자 공간이 부족했던 롯데푸드가 사용자로 낙점된 것이다. 롯데푸드가 떠난 자리는 롯데홈쇼핑이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CJ 등 유통업계에 부는 본사 이전 바람

CJ그룹은 약 25년간 거주했던 남산사옥이 8월 리모델링에 들어감에 따라 CJ제일제당센터로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최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1994년 건립된 CJ본사를 기존 18층에서 19층으로 증축하는 등 안건을 승인하면서 오는 8월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CJ는 직원 1000명 이상 대규모 이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지주사는 1년반 이상이 소요될 리모델링 공사기간 동안 CJ제일제당센터에서 그룹 업무를 총괄 지휘한 뒤 공사가 완료되면 다시 남산사옥으로 옮길 예정이다.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은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KT&G을지로타워로 다음달 3일 본사를 이전한다. 2011년 7월 서초구 방배동에서 이전한 지 6년 만에 본사 이동이다. 본사 직원 600여명이 근무할 때보다 넓은 사무공간을 찾던 중 지주사 이전과 맞물려 옮기기로 했다. CJ푸드빌은 지주사가 남산사옥 리모델링 후 재입주하더라도 CJ제일제당센터 복귀 여부는 미정이다.

CJ제일제당센터에는 지난달 공식 경영 복귀한 이재현 회장이 근무할 집무공간도 재단장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위스키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도 다음달 17일 25년간 거주했던 강남역 나라빌딩에서 서울역 맞은편 남산스퀘어빌딩 10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기존에 3개층으로 나눠쓰던 근무 공간을 1개층으로 통합하면서 원활한 소통에 무게를 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식음료 업계에 본사 이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