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공세...원료가 급등+한일 독점구조 위협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로 리튬인산철(LFP)를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한국과 일본이 장악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수정하고 있다. 당초 거대시장을 무기로 LFP 배터리를 밀어붙였지만, 에너지밀도 등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시장 인식이 확산되면서 리튬이온(삼원계) 배터리로 우회한다. 주요 원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한국·일본 양자 대결 구도에서 한·중·일로 확전이 불가피하다.

중국 저장(Zhejiang)에 위치한 중국 배터리 업체 1위 CATL/ATL R&D센터.
중국 저장(Zhejiang)에 위치한 중국 배터리 업체 1위 CATL/ATL R&D센터.

2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코발트 톤 당 가격이 5만8000달러(19일 기준)에 거래 됐다. 중국 측 구매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6월 톤 당 2만45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코발트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로 주로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 핵심소재다. 배터리 소재 전체 가격 비중은 10%에도 못 미치지만 대체물이 없는 희소금속이다.

소재 및 배터리 업계는 팔라인베스트(스위스), 상하이카오스(중국) 등 선물투자 업체를 비롯해 코발트 유통업체 등 중국 측 구매량이 크게 늘면서 코발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국내 양극재 업체 대다수도 중국 유통업체를 통해 코발트를 공급 받는 만큼 중국은 이미 막강한 구매력을 지녔다.

한 양극재 업체 구매담당자는 “코발트 가격 상승은 선물투자업체 사재기 물량도 있지만, 중국 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면서 “코발트 가격 비중은 배터리 전체로 따지면 얼마 안 되지만, (가격)인상이 지속된다면 배터리 완제품 가격 인상은 물론 물량 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규모 코발트 물량 확보는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변화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은 이미 LFP에서 NCM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다수 자국 전기차 업체에 공급한다. 4위 리센도 올해 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202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20GWh 규모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올해 중국에서 출시된 전기차 신차 중에 80% 이상이 인산철 배터리가 아닌 리튬이온(삼원계) 배터리를 달았고, 전기버스 조차도 20%가량 바꿨다”면서 “중국 정부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며 LFP를 밀고 있지만, 정작 전기차 업체는 에너지밀도나 효율에 뛰어난 NCM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이 자국 전기차 시장을 통해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검증을 마친 뒤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중국측 물량이 늘면서 발생한 코발트 가격과 공급 제한은 결국 한·중·일 배터리 삼국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장은 자국시장 위주로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가 확산되겠지만, 향후 한국과 일본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 코발트 광산 절반 이상이 매장된 콩고민주공화국은 지난해 6만6000톤 코발트를 생산했다. 콩고 코발트 광산 대다수는 중국 저장화유코발트와 콩고둥팡광업 등 중국업체와 글렌코아(스위스), 유미코아(벨기에)가 대표적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