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시장 하이브리드카 주도할 것”...하이브리드 자동차포럼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가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순수 전기차(BEV),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규제와 보조 없이는 주류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왼쪽부터 PEVE 타카하시 오사무 상무이사, 토요타자동차 아베 시즈오 상무이사, 한양대학교 허건수 교수, 한양대학교 이형철 교수, 만도 김재산 상무 (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왼쪽부터 PEVE 타카하시 오사무 상무이사, 토요타자동차 아베 시즈오 상무이사, 한양대학교 허건수 교수, 한양대학교 이형철 교수, 만도 김재산 상무 (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이형철 한양대학교 전기생체공학부 교수는 21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HEV는 BEV보다 어렵고 높은 수준 기술력이 필요한 차량으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친환경차라고 할 수 없다”면서 “아직까지 BEV는 정부 보조금 없이는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향후 20~30년 간은 HEV, PHEV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팔린 수입차 9만4397대 중 디젤차 비중은 51.1%,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8.7%다. 여전히 디젤차 활약이 크지만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5월까지 디젤차는 총 4만8272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6만1991대) 대비 22.1%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8212대로 전년 동기(4807대) 대비 70.8% 증가했다.

이 교수는 BEV가 △높은 가격 △주행거리 한계 △배터리 신기술 부재 △발전량 한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BEV 성장을 말할 때 배터리 기술이 발전이나 신기술에 대한 가설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서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려면 지금보다 발전량이 2배로 늘어나야 하는데, 원자력·화력 발전소도 줄이는 현실에 맞지 않다”고 했다.

이형철 한양대학교 전기생체공학부 교수가 21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형철 한양대학교 전기생체공학부 교수가 21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BEV가 수익성이 떨어지기에 완성차 업계에서도 확대할 의지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닛산, GM 등에서 BEV 가격을 3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면서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며 “이는 단지 내연기관 차량을 팔기 위한 '비용' 개념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BEV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보다 규제를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HEV, BEV, FCEV 등이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친환경차 시장은 스포츠처럼 경쟁적으로 한 차종만을 앞세워 우승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전방위적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류생존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하나의 솔루션이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여러 가지 방법이 모여서 배기가스 억제 등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을 해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베 시즈오 토요타자동차 상무이사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아베 시즈오 토요타자동차 상무이사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토요타도 HEV가 내연기관 차량의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토요타는 글로벌 판매 15% 이상을 하이브리드카로 판매하고 있다.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는 “HEV를 세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게 지구 환경과 연료 문제에 있어 하나의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HEV, BEV 등 친환경차 기술 중에 어떤 시스템이 주류가 될 것인지는 고객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