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JDI 부진, 관제재편의 한계”… 도시바도 같은 길 걸을 수 있어

“일 JDI 부진, 관제재편의 한계”… 도시바도 같은 길 걸을 수 있어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일본 내에선 정부 주도로 이뤄진 산업계 재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JDI는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소니의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통합해 2012년 4월 출범한 회사다. 관민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가 2000억엔(약 2조원)을 투입, 회사 출범을 주도했다. 그러나 JDI는 3년 연속 순적자를 기록 중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을 통해 “JDI의 위기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설립 5년이 지났지만 당초 의도가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지금까지 걸어온 궤적을 보면 관제 재편의 한계를 부각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의 예로 든 것은 바로 작년 말 가동을 시작한 이시카와현 하쿠산시 공장이다. 이 공장에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형 LCD가 생산된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이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래를 잘못 읽어 낡은 기술에 투자해 버렸다”면서 “정부 펀드가 회사를 주도하는 것은 자금력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돈 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 재건에 대해 '정부 지원으로 기술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일부 있지만 (JDI의 사례만 보더라도) 얻은 것이 적다”고 지적했다.

전날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일본의 INJC와 미국 베인캐피탈, 한국 SK하이닉스가 참여한다.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가 이 같은 사설을 게재한 것을 두고 국내 업계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이번 거래 구도를 탐탁지 않아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