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폭염 예측 정확도 높인다'...국내 첫 '폭염연구센터' UNIST에 26일 개소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이 폭염 예측기술 개발 및 인력양성을 위한 폭염연구센터를 설립한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문을 여는 폭염연구센터다.

폭염 발생 모식도
폭염 발생 모식도

UNIST는 26일 'UNIST 폭염연구센터'를 개소, 앞으로 9년 동안 기상청 '기상·지진씨앗(See-At) 기술개발 사업'으로 총 45억원을 지원 받아 폭염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폭염 예보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UNIST 폭염연구센터에서는 폭염과 열대야 전문 예보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폭염 피해 예방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 자료를 제공한다.

우선 단기 및 중기 폭염 예측 기술에 매진한다. 기상청이 사용해온 수치 모델을 기반으로 3일 이내 단기 폭염 예측과 1~2주 정도의 중기 폭염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 일기예보 기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중소 도시 단위로 폭염을 정확하게 분석해 예보하는 새로운 폭염 예보 기법도 개발한다.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기존 수치예보와 위성자료에 고해상도 전산유체역학 모델링을 도입하는 '융합 예보기술'을 개발하면 기술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면서 “기상예보는 일상의 날씨 예측을 넘어 폭염, 열대야와 같은 위험한 기상 상황을 정확히 예측해 제공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폭염 예상 시나리오.
2020년 폭염 예상 시나리오.

폭염은 비정상의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인명과 재산 피해를 불러오는 일종의 자연재해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예상되면 '폭염주의보', 35℃ 이상이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지난 42년 동안에는 주로 6~8월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5월과 9월까지도 폭염이 잦아지고 있다. 2011년 9월 늦더위는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해 5월에는 평균 기온이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수치예보 모델에 슈퍼컴퓨팅을 적용해 일 최고기온과 일 최저기온 등을 예측해 왔다. 하지만 폭염과 같은 특이 기상은 중장기 예측이 어려워 일상생활에 필요한 실용 예보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 센터장은 “폭염은 동아시아 대륙에 걸쳐 넓고 강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지만 생성, 유지, 소멸에 관한 학술적 연구와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기후변화, 대기 블로킹, 북극 해빙 등 지구 차원의 요소와 녹지 감소, 고층 빌딩 증가 등 지역적 요소를 폭넓게 연구해 정확한 폭염 원인과 정밀 예측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