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UV 몰려온다...동풍차·북경차 올 하반기 한국시장 공습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한국 공세가 시작됐다. 강점인 가격 경쟁력에다 세계 유력 자동차 업체와 합작하면서 확보한 기술 자신감을 더했다. 자국 시장에서 검증된 저력도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SUV 시장에 중국산 자동차가 통할 지 주목된다.

중국 자동차 업계 2위인 둥펑자동차그룹의 둥펑모터스와 총판 계약을 맺은 디에프코리아는 다음 달 7인승 SUV 모델 'SX6' 판매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이 차는 국토교통부의 대규모 제작 등록을 마치고 환경부의 배출가스·소음 인증 등 최종 절차만 남겨 뒀다. 7월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중국 동풍차 다음 달 한국 출시하는 중대형 SUV 'SX6'.
중국 동풍차 다음 달 한국 출시하는 중대형 SUV 'SX6'.

중국 4위의 베이징차그룹도 최근 베이징차코리아를 설립하고 9월 중국 출시 예정의 B세그먼트(소형급) 전기자동차 SUV를 한국에 들여온다. 국토부와 환경부에서 각각 안전·환경 인증 절차에 들어간 후 올 4분기 중에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폭스바겐과 전기차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장화이자동차(JAC모터스)도 한국 SUV 시장에 진출한다. 자사의 유력 SUV형 전기차 모델 'iEV6S'를 기반으로 한국 안전 규격 등을 추가한 개선형 모델을 내년 초에 국내 출시한다. 이 차에는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다.

둥펑차, 베이징차, 장화이차는 지난 1월 한국 SUV 시장에 진출한 북기은상기차보다 판매량이나 생산력 등에 크게 앞선 중국 내 주요 자동차 업체다.

이들 중국 자동차 업체의 공통점은 2013년 이전부터 세계 유력 자동차 업체와 합작사를 통해 SUV를 제작·생산했다는 점이다. 둥펑차는 닛산·인피니티·혼다·기아차·푸조-시트로엥 등, 베이징차는 현대차·벤츠 등과 각각 중국 SUV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후 SUV 수요가 지속되면서 이들 합작사의 생산 캐파(연간 30만대)가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독자 모델로 내수 시장 진출을 꾀해 왔다. 이 같은 완성차 기술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김형수 디에프코리아 대표는 “중국 자동차 업체가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합작사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기존의 합작사와 경쟁하면서 가격·품질 경쟁력을 높였다”면서 “연내 소형 SUV 등 SUV 3종을 한국에 추가 출시할 예정이며, 장안기차 등 다수 업체가 한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경차가 한국 출시 예정인 미니 SUV 전기차 'ARCFOX-1'.
북경차가 한국 출시 예정인 미니 SUV 전기차 'ARCFOX-1'.

둥펑차 'SX6'는 미쓰비시 1600cc(4A92)급 마이백(MIVAC) 엔진과 벨기에 펀치파워트레인 무단변속기(CVT)용 자동 미션을 장착했다. 전자식제동력배분(EBD)-잠금방지제동장치(ABS)를 비롯해 자세제어장치(ESP), 언덕밀림방지(HAC), 브레이크보조장치(BAS), 트랙션컨트롤(TCS) 등을 탑재하는 등 안전에도 크게 신경 썼다. 360도 라운드뷰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차체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 2750㎜다. 한국 판매 가격은 2190만원이다.

베이징차도 전기차 미니 SUV 'ARCFOX-1'을 오는 9월 한국에 들여온다. 국내 판매용에 한해 국산 배터리 장착이 유력하다. 판매가격은 30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차코리아는 내년 상반기까지 SUV 위주 친환경차 라인을 약 5개 이상 추가, 한국에 판매할 방침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