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의혹' 증거 조작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기간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 관련 증언이 담긴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허위제보로 드러났다. 국민의당은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과 관련, “공개한 카카오톡 화면 및 녹음 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사과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대선을 앞둔 지난 5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증언이라면서, 2008년 9월부터 2년간 준용씨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을 함께 다닌 동료의 육성 증언을 공개했다.

이 육성 녹음 파일에는 자신을 준용씨의 동료라고 밝힌 인물이 “(준용 씨가) '아빠(문 후보)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하는 구절이 담겨 있다.

국민의당측은 카카오톡 제보내용을 토대로 “준용씨는 아빠 덕에 입사해서 일도 안 하고 월급 받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고용정보원을 아빠 친구 회사쯤으로 여겼다”면서 “'아트'하는 사람이 그런 데(고용정보원)를 왜 다니느냐고 미쳤느냐고, 맨날 입에 달고 살았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녹취록 공개 직후 민주당 측은 해당 인터뷰가 가짜라며 국민의당 측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민주당 측을 무고 혐의로 맞고발 했다.

이 녹취 파일을 제보한 국민의당 당원 이모씨는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24일 국민의당 측에 자신의 제보가 조작이었다고 실토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 녹음 파일과 카톡 캡처 화면을 당시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통해 이씨로부터 제보를 받아 공개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이씨의 고백을 토대로 진상 파악을 한 결과 녹취에 등장한 '준용씨 동료'는 이씨의 친척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녹취 상 대화는 증언이 아닌 '연기'였다고 설명했다. 관련 증언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 역시 조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서울남부지검 출두를 앞두고 지난 24일 오후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 측을 찾아와 "해당 자료는 직접 조작해서 제출했다"라고 털어놨다. 국민의당은 이튿날 관련자들을 통해 진상을 확인하고 이날 오전 지도부에 이를 보고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