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반한 한국 인디게임 셋, "비결은 창의, 아마추어리즘, 완성도"

“독립성은 창의성하고 연결됩니다. 이 지점이 인디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구글인디게임페스티벌에서 톱3에 든 개발사들이 2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 모였다. '비트레이서'를 만든 릴라소프트, '좀비스위퍼'를 만든 아크게임 스튜디오, 큐비어드벤처를 만든 유닛파이브 세 회사가 주인공이다.

구글인디게임페스티벌은 구글이 주최하는 게임제작 경진대회다.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 시작해 북미, 유럽 등 각지에서 개최했다. 선정과 동시에 피쳐드 등 구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인디, 소형 게임개발사 등용문으로 불린다. 구글이 선정한 심사위원단이 1차심사를 하고 이후 공개 전시를 통해 이용자에게 평가 받는다.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3 개발사가 27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원호 아크게임 스튜디오 대표,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Top 3 개발사가 27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원호 아크게임 스튜디오 대표,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

비트레이서는 선정 직후 구글플레이 글로벌 피쳐드(추천)을 받았다. 피쳐드 이후 다운로드 수가 1000% 성장했다.

세 회사 모두 선정비결로 창의성을 꼽았다. 비트레이서는 리듬액션과 슈팅게임을 결합했다. 리듬감과 타격감을 한군데 모은 것이다. 큐비 어드벤처는 한 손 터치만으로 콘솔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액션과 속도를 즐긴다. 두 게임은 비게임업계 출신, 30대 후반에서 40대 개발자들이 주축이다. 좀비스위퍼는 액션과 퍼즐을 결합했다. 임원호 아크게임스튜디오 대표 혼자 만들었다.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는 “비트레이서를 만들 때 주변에서 기존 리듬액션이 차용하는 파스텔톤 그래픽이 아니라 네온(형광)이라는 이유로 우려를 많이 했다”면서 “인디게임사는 트렌드를 무작정 따라가서는 눈에 띄기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는 “인디게임은 작은 아이디어에 게임의 코어(핵심)이 있다”면서 “멤버들이 잘하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인디게임이라고 수익모델을 무조건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데 3명이 의견을 같이했다. 상업용 게임 관점에서는 아마추어적인 결정일 수 있지만 게임 본질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원호 아크게임스튜디오 대표는 “이용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게임에 수익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익모델에 집착하다 게임성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다운로드에 비례해 수익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게임에 광고를 붙이면 수익이 늘겠지만 화면이 지저분해져서 아직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트레이서가 가진 화려한 화면이 주는 쾌감을 수익을 위해 버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임 대표는 “좀비스위퍼는 좀비, 퍼즐, 액션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소재를 완성도 높게 배치하는데 주력했다”면서 “보편적인 소재로 기존에 없던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좀비스위퍼는 현재 글로벌 퍼블리셔들과 해외 출시를 협의 중이다. 최 대표 역시 “컴퓨터 두 대로 시작해 세계 모든 사람이 즐기는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는 매력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은 유통 플랫폼과 게임을 소개할 수 있는 매체 환경이 매우 잘 갖춰진 편”이라면서 “좋은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독립 게임개발자들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